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10주기 추모행사 열려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는 여성인권 보장의 길"
2012.01.27 22:07 입력

오는 29일은 지난 2002년 군산 개복동 유흥주점 화재참사로 14명의 여성이 무참히 희생된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날 목숨을 잃은 여성들은 인신매매되어 성매매를 강요당했고, 그들이 머물던 숙소는 문이 모두 봉쇄되었고, 창문은 모두 벽으로 개조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감금당한 채, 성매매를 강요받은 것이다. 이 화재참사는 지난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 성매매업소 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참사와 함께 성매매집결지 등에서 여성인권이 어떻게 짓밟히는 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2004년 성매매방지법 제정의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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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2시에는 군산 성광교회에서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1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를 준비한 ‘군산개복동화재참사 10주기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여성인권행동’(이하 여성인권행동)은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10주기를 맞이하여 우리는 대명동/개복동 화재참사 희생자를 비롯하여 포항, 창원, 부산, 대전 등 성매매현장에서 살해당하거나 자살로 생을 마감한 수많은 여성을 추모하며, 성산업 착취구조를 해체시키고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실천을 다짐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추모행사와 2부 개복동 현장 참배 및 헌화 행사로 진행되었다. 1부 행사는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 인근에 있는 성광교회에서 진행되었으며, 추모 영상, 추모시 낭송 등이 이어졌다. 이어서 손경숙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장,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상임대표, 이강실 전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은혜 전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군산 여성의 전화 민은영 대표, 대구여성인권지원센터 정박은자 대표가 자리한 이야기마당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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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례 대표는 “추모제를 지내니 갑자기 눈물이 나온다. 개복동 화재참사는 충격적인 사건임에도 대명동 화재참사보다 많이 알려내지 못했다. 그래서 죄책감이 마음 한 자리에 남아있다”면서도 “당시 평택에서 화재소식을 듣고 현장에 가보니 이미 경찰과 언론은 술이 취한 상황에서 화재로 사망한 사건으로 정리를 했다. 만일 여성단체들이 밤새 사실확인 등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지 않았다면 진실은 심각하게 왜곡되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강실 대표도 “개복동 화재참사를 겪고 나서 여성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꼈다”면서 “24시간 감금과 성노예 현장을 보며 여성의 인권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개복동 화재참사는 14명에 대한 집단 학살”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이후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는 데 있어서 성을 상품화하려는 세력에 의해 많은 방해를 받았다”면서 “여성단체들의 연대와 노력이 없었다면 쉽지 않은 길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은혜 대표는 “10년이면 많은 것이 빠르게 바뀌지만, 개복동 화재참사는 어제처럼 기억이 생생하고, 여전히 이곳 현장은 변화가 더디다”며 “이 화재참사 이후 많은 이들이 해마다 민들레 순례단이라는 이름으로 열심히 기억하고 실천해왔다. 그날의 아픔이 기억되는 한, 성매매 없는 평등세상을 오게 될 것”이라며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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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행사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현재 현장은 화재 당시 그대로 있다. 내부는 봉쇄되었지만, 틈 사이로 당시의 처참한 현장을 느낄 수 있다.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된 국화를 헌화하는 참배와 헌화를 한 뒤, 다 같이 개복동 화재참사를 추모하는 노래 ‘기억하는가’를 부르고, 성명서 발표를 진행했다.

 

여성인권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희생자를 위로하고, <성매매방지법에 대한 집행력 강화>,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 <여성들에 대한 지원체계 확대 및 인권보장>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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