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한 성착취가 그를 죽였다

창원 '노래방 도우미 살해 사건'에 여성단체 비분

 

 

                                                                                                                                       정봉화 이동욱 기자 | bong@idomin.com 

 

지난 1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서 발생한 '노래방 도우미 살해' 사건과 관련해 7일 오전 경남지역 여성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여성단체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단란주점과 노래방 등에 불법으로 도우미를 공급하는 이른바 '보도방'이 성매매와 결탁돼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7일 창원중부경찰서와 여성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하던 ㄱ(여·28) 씨가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손님에게 살해 당한 노래방 도우미 ㄱ씨의 빈소가 창원 성산구 중앙동 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구연 기자 sajin@  

 

경찰 조사 결과 ㄱ 씨는 노래방에서 만난 ㄴ(33) 씨와 술을 마시고 모텔에 함께 투숙했다가 목이 졸려 숨졌으며, 모텔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ㄱ 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ㄴ 씨를 붙잡아 3일 구속했다. 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 질식사로 확인됐으며, 폭력 등에 의한 다른 외상은 없었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청소년보호기관서 자립 후 생활기반 취약해 유흥업소로

 

특히 숨진 ㄱ 씨는 지난 1998년부터 가출 청소년 보호기관인 '해바라기 쉼자리'와 '로뎀의 집'에서 상담 지원을 받아오다 자립해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당시 중학생이던 ㄱ 씨를 돌본 조정혜 로뎀의 집 관장은 "11년이 지났지만 계속 연락을 해왔는데 최근 '어머니, 살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힘들어 하던 중 이런 변을 당해 황망하다"고 했다.

최갑순 경남여성인권상담소장은 "새로운 삶을 살고자 노력했지만 자립기반이 취약한 현실에서 빚을 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다시 업소에 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성단체들은 늦게나마 4일 오후 창원병원 장례식장에 숨진 ㄱ 씨의 빈소를 마련했으며, ㄱ 씨의 양부모인 유족들과 논의해 장례위원회를 꾸려 빈소를 지키고 있다. 장례는 8일 오전 10시 사파성당에서 치를 예정이다.

여성단체들은 장례식을 치른 뒤 다시 대책회의를 열고 경찰 수사 과정의 문제점과 창원시 상남동 일대 보도방 등 유흥업소 관리감독 기관인 창원시의 대책 마련, 유흥업소 관련 법 개정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보도방 근절' 대책위 꾸려져

 

손명숙 변호사는 "식품위생법 시행령에 유흥업소에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를 둘 수도 있다'는 규정이 있는데 성매매를 유도하고 알선하는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책위에는 경상남도상담소시설협의회,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협의회, 경남여성인권특별위원회, 경남아동여성인권연대, 창원시시민단체연합, 경남진보연합, 천주교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경남지부 등 단체들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