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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소식

"권력 연루된 성매매 1등 제일주의 인권 존중해야 해결"
[지역에서 희망찾기](7) 최갑순 여성인권상담소 소장
데스크승인 2011.11.04  06:02:49 고동우 기자 | kdwoo@idomin.com  

사단법인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이름만 보면 뭔가 우아한 일을 비교적 한가롭게 하는 단체 같다. 하지만 예상과 정반대다. 상담소의 일상은 늘 전쟁터에 가깝다. 최갑순(56) 소장 등 단체 실무자들은 '막장' 같은 곳에서 일하는 성매매여성들과 매일같이 상담(?) 또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최 소장은 인터뷰 당일 새벽에도 한 성매매여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술을 잔뜩 먹은 것 같았는데, 살려달라고…." 24시간, 밤낮이 따로 없다. 유흥업주들 가운데는 조직폭력배도 적지 않다. 최 소장은 "극한의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상담원들의 노동강도는 웬만한 기업 이상"이라고 말했다.

   
 
  사진 박일호 기자.  

지난 2007년 개소한 여성인권상담소는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과 성매매 방지를 위한 캠페인·교육을 주 업무로 하는 단체다. 피해여성 지원은 일반적인 상담부터 법률·의료 지원까지 다양하다. 창원시 도계동에 있지만 이동이 잦은 성매매여성들의 특성상 경남 전역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 전국 곳곳을 다녀야 한다.

여성·인권 단체들의 노력으로 성매매방지법이 시행(2004년 9월)된 지 7년이 넘었으나 성매매는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이고 있다. 오히려 '변종' 성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심지어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최갑순 소장은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성매매 알선자나 구매자나 실형보다 벌금형을 받는 게 대부분인데 효과가 클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법 그 자체가 아니라 처벌 수위 등 집행이 문제다. 만약 성매매방지법이라도 없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라.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더 기막힌 것은 '권력'을 가진 남성들의 '보호' 아래 성매매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장자연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성매매에는 권력자들이 깊이 연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단속하고 처벌해야 하는 법조계, 경찰, 정치권 역시 예외가 아니다. 다른 여성폭력인 가정폭력, 성폭력은 대개 가해자가 비이성적이지만, 성매매 가해자는 대단히 지능적일 뿐만 아니라 돈도 있고 조직도 있고 또 권력도 있다. 이렇게 우리보다 힘이 센 자들과 상대해야 하는 현실이 솔직히 버겁다."

특히 경남지역은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게 최 소장의 진단이다. 그 중에서도 창원시 상남동 유흥가는 신고된 업소만 800곳으로 이미 전국구 '성매매1번지' 명성(?)을 얻고 있다. "정치자금을 내는 포주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일부는 직접 공천을 받아 출마까지 했다."

   
 

그럼 어찌해야 할까? 처벌을 강화하면 사정이 좀 나아질까? 최 소장은 처벌도 처벌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성매매는 기본적으로 여성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다"며 "결국 온 사회에 만연한 성과주의, 1등 제일주의, 서열주의가 낳은 폐해다. 여성과 성 접촉이 '잘 나가는 남성'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소중한 사회가 되어야 현실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성매매를 원하는 여성들에게는 다시 정상적 삶을 살 수 있는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하지만 의료·법률·취업 등을 위한 지원금 760만 원(1인당 최고 금액)과 쉼터 같은 자활기관에서 머물 수 있는 기간 1년은 너무 부족하다고 최 소장은 지적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여성인권상담소 같은 성매매여성 인권단체에 지원하는 운영비·구조비 역시 턱없이 모자란다.

1979년 부마항쟁으로부터 시작, 산전수전 다 겪은 최갑순 소장이지만 '남성중심 사회'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일이 쉽지 않은 듯했다. 항쟁 때 경찰로부터 당한 성폭력으로 한동안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던 최 소장은 이내 몸과 정신을 추스르고 지난 1985년 경남여성회를 조직, 여성운동에 뛰어들게 된다.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여성운동의 슬로건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 것이다.

최 소장은 그러던 중 지난 1995년 집안 사정으로 단체 활동을 꽤 오랫동안 접었으나 자신이 여성운동을 떠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한 학습지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일했는데, 함께 일하는 여성들과 왜 경제적 자립이 중요한지 이야기했고 강좌도 했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여성들 열심히 돈 벌어서 집도 사게 해주고 그랬다. 이 또한 여성운동의 역할이다."

최 소장은 "앞으로는 여성만이 가진 따뜻함, 보살핌, 배려심을 더욱 살려나가는 여성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남성을 무조건 따라하려는, 공격적인 면까지 모방하려는 모습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남성이 여성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통합, 연대, 공생 같은 화두가 괜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최 소장은 그런 점에서 "남자한테 '여자 같다', '여성화됐다'고 하면 난 그 말이 듣기 좋더라"고 했다. "나약하면 좀 어떤가? 그런 강박을 버리고 서로 보듬고 함께 나가면 되지 않겠는가. 따뜻함이 결국 세상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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