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여성 1년새 8명 자살에도 “성매매 무관”
‘포항괴담’ 덮기 바쁜 경찰 왜?

등록 : 20110710 20:40 | 수정 : 20110711 09:51

성매매 장부도 조사 않고
1건 빼고 “단순자살” 결론
“업주와 끈끈한 유착 때문”
여성단체 재조사 진정 내
경북청, 남부서 감찰 나서

» 지난 5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포항 유흥업소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포항 유흥업소 여종업원 연쇄 자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대구여성인권센터 제공

경북 포항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여성 8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성매매 장부를 남기고 지난 3월 숨진 최아무개(27)씨 사건과 관련해서만 업주 등을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했다. 나머지 사건은 개인 처지를 비관한 단순 자살로 결론지었다. 포항여성회와 대구여성인권센터,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는 “경찰과 유흥주점 업주들 사이의 유착관계 때문에 경찰이 여성들의 자살 원인인 성산업의 구조적 착취 문제를 은폐했다”며 지난 5일 경찰청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여성단체들은 경찰이 또다른 여성의 성매매 기록을 담은 수첩을 확보하고도 불법 성매매 알선 등을 수사하지 않고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10일 포항시 대잠동 한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문아무개(22)씨의 유족에게 경찰이 유품이라며 건네준 장부에는 성매매 날짜와 성구매 남성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경찰은 성구매 남성을 불러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개인적인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의 이런 소극적인 수사는 경찰과 업주들의 유착관계 때문이라고 여성단체들은 의혹을 제기한다. 포항지역 40여개 유흥주점 업주들의 모임인 ‘한마음회’가 경찰과 평소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여성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은 성매매까지 강요당하며 일을 해도 사채가 불어날 수밖에 없는 성산업의 착취구조 때문”이라며 “수사 담당 경찰 간부가 ‘주점일 뿐 성매매는 없다’고 업주들을 비호하는 태도를 보이더니, 성매매 장부까지 나온 사건도 내사종결하는 등 축소·은폐 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재등 포항남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여성들이 빚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채 부분에 집중해서 수사를 하다 보니 성매매 부분은 수사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불법 성매매 부분도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포항 남부경찰서의 성매매 단속부서 직원들이 단속 사실을 미리 업주들에게 흘렸다는 한 방송사의 보도 이후 관련 직원들의 휴대전화 기록을 조회하는 등 감찰 조사에 나섰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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