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논단
진정한 생존권은 성매매 탈출
 
생존권 논쟁이 성매매 여성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단속에 항의해 성매매 여성들이 생존권을 주장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을 언론이 앞 다퉈 보도하고, 충격적인 시위 장면이 여과 없이 방송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성매매 여성들의 생존권에 이토록 많은 관심을 쏟고 있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기왕 이렇듯 많은 관심을 가졌으니 이번에 확실하게 성매매 문제가 해결되는 좋은 대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런 바람을 무색하게 하는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을 앞세운 시위와 선정적이고 위험하기까지 한 장면들이 여과 없이 보도되고 흥미 위주로 영상이 인터넷을 떠돌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성매매 여성들의 생존권으로 미화시키면서 어쩔 수 없으니 성매매방지법을 폐지하고 성노동으로 인정하라고 주장하는 이중성이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언론이 뉴스 시간대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습을 사건 사고 차원으로 내보내는 보도 태도는 문제가 있다. 여성들의 생존권을 앞세워 성매매 업주, 즉 포주들의 홍보의 장으로 언론이 활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성매매 착취 구조에서 업주들은 여성들을 유입시키고 성매매 알선, 장소 제공 등의 방식으로 성매매를 지속시켜 오면서 여성의 몸을 이용해 수익을 챙겨왔다. 포주들이 오히려 성매매 여성 생존권 사수를 위한 대부로 미화되고, 현장에서 힘겹게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는 여성단체는 경찰과 함께 생존권을 위협하는 집단으로 매도되기도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생존권 논란 뒤에 성산업 착취구조와 피해 현실이 심각하게 왜곡된다는 점이다. 성매매 근절은 불가능하다는 신화를 재생산해 내면서 여성들의 인권 침해와 성 착취, 인신매매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그러나 여전히 성매매 현장은 선불금과 빚, 사채, 연대 맞보증 등 겹겹이 쌓인 착취구조에서 여성들은 정신적·경제적·신체적 폭력을 감수하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수년 전의 차용증을 가지고 찾아오는 업주를 피해 숨어 지내는 여성, 업주가 무서워 그만두지 못하고 어떤 피해도 하소연하지 못하는 여성, 사회적 낙인과 편견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성매매 경험 여성들은 자신들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여성들이 생존의 수단으로 성산업에 유입되도록 내모는 사회적 착취구조는 결국 여성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제도적으로 배제시킨다.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인 성매매 여성들의 생계를 진정 걱정하면서 노동권 보장을 바란다면 성매매에 대한 관용과 허용이 아닌 수요 차단 정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성차별 극복, 일자리 제공, 주거대책 등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찰이 단속을 강화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소모적인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법 집행력을 지속적으로 담보할 필요가 있다. 성매매 여성의 생존권을 위해 성매매를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1138호 [오피니언] (2011-06-10)
정미례 /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