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의혹‘스폰서 검사’ 첫 판결 ‘무죄’ 충격
“대가성 없어 무죄”라니요?
성매매 범죄는 기소조차 못 해
여성계 “재판부에 적극 대응할 것”
▲ 지난해 4월 27일 여성단체 대표 57명이 ‘박기준 부산지방검찰청장 외 성명불상 전·현직 검사 다수’를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여성단체 대표들이 고발장을 민원실에 접수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동안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가 대검찰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스폰서 검사’ 파문의 당사자에 대해 첫 무죄가 선고돼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는 지난해 12월 30일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씨로부터 접대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정모 전 부산고검 부장(현 대전고검 부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와 관련된 청탁이 오고갔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정 검사의 회식비를 낸 것은 경찰이 정씨의 수사에 착수하기 한 달 전이었고 정씨 입장에서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오랜만에 만난 정 검사에게 공익법무관들도 동석한 자리에서 청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정 검사가 정씨에게 회식비를 모두 부담시킨 것은 검사가 지켜야 할 청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뇌물수수 혐의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직무 관련성과 청탁 대가가 있어야 하는데 회식 참석자와 규모,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했을 때 특검의 주장대로 정씨 수사와 관련한 청탁이 오고간 자리였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여성계는 반발하고 있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공동대표는 “특검의 수사부터 불철저했으며, 재판부 또한 사건의 중대성이나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정 대표는 “재판부가 대가성이 없었다고 무죄를 선고했는데, 대가가 따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권력관계 하에서 이루어지는 접대 행위 자체가 대가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재판부에서는 보다 엄격하게 내용을 판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인 해석에만 치우쳤다”고 비난했다. 덧붙여 “범죄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면죄부를 준 것에 대해 이어질 재판을 주시하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폰서 검사’는 지난해 4월 MBC PD수첩 ‘검찰과 스폰서’라는 제목으로 전·현직 검찰 간부들의 성접대 및 향응과 뇌물공여 실태가 방송되면서 촉발됐다. 문제를 제기한 건설업자 정씨는 50여 명이 넘는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들의 스폰서로 수년 동안 뇌물, 접대, 명절 떡값은 물론 성상납까지 했음을 폭로했다.

성매매를 단속, 근절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검찰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에 국민적 공분이 들끓었고, 여성단체들은 직접 ‘박기준 부산지방검찰청장 외 성명불상 전·현직 검사 다수’를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후 꾸려진 ‘스폰서 검사’ 특검은 지난해 9월 28일 전·현직 검사 4명만을 기소하며 55일간의 수사를 종결해 또 한 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현직 부장검사 2명, 평검사 1명만이 불구속 기소됐고, ‘스폰서 검사’의 시작이었던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과 황희철 법무부 차관은 ‘혐의없음’으로 처리됐다. 특히 성매매 범죄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하지 못했다.
1116호 [사회] (2011-01-07)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ksh@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