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상남상업지구의 밤 풍경- 이종구(사회부장)
창원시내(옛 마산 진해 포함) 불법 보도방(유흥업소 여성도우미 알선·공급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성산구 상남상업지구나 진해구 용원 일대 등에서 불법으로 성업하던 무등록 보도방들이 지난 9월 말부터 시작된 본지의 끈질긴 기획취재·보도 이후 창원시와 경찰의 지도·단속이 집중되면서 수면 아래로 꼬리를 감추고 있다.

본지 보도 이후 경남경찰청이 집중단속을 벌여 불법 보도방 21곳을 적발한 창원시 성산구 상남상업지구 일대는 최근 들어 여성도우미를 태워 이동시키는 승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경남지역 최대 유흥가 밀집지역인 이곳은 경찰과 행정의 단속이 집중되면서 일부 불법 보도방은 단속이 끝날 때까지 아예 영업을 않고 관망하고 있으며, 일부는 단속의 손길을 피하기 위해 승합차 대신 택시로 도우미들을 유흥업소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보도방들은 시청에 등록하지 않고 유흥업소에 도우미를 공급하거나 미성년자를 고용, 유흥업소에 알선해 손님과 성매매를 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불법 보도방 업주들은 도우미들을 상대로 사채를 빌려주고 연 130%가 넘는 고리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보도방에 대한 비난 여론과 행정과 경찰의 단속이 지속되자 이들에게서 여성도우미를 공급받던 지역 유흥업소들도 불법 보도방을 이용하지 않고 자체적 감시·감독을 하겠다는 자정 결의를 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지회는 지난 22일 결의문을 내고 “도내 각 지부장과 업소 대표들이 모여 회의를 열어 불법 보도방을 이용하지 않기로 자정 결의를 했다”며 “앞으로 불법 보도방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유흥업소들이 감시·감독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보도방의 발호에는 감독기관인 행정의 지도·단속이 미흡한 탓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들 보도방을 이용해온 유흥업소들의 탓이 가장 크다. 유흥업소들은 불법 보도방과 수평적인 공생관계를 유지해오다, 최근 들어 조직화한 불법 보도방에 주도권을 빼앗기자 행정에 단속을 요구한 것이 사실이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유흥업소들이 불법 보도방으로부터 여성도우미를 공급받지 못하면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줄 알면서도 스스로 자정결의까지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성산구 상남상업지구나 진해구 용원지역은 유흥업소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상남상업지구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강 이남 지역에서 유흥업소가 가장 많이 밀집된 지역으로 외지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밤 시간에 상남상업지구를 처음 와 본 외지인들은 ‘세상에 이런 별천지(?)가 있나’라는 반응을 보인다. 서울에서 상남을 찾은 사람들은 ‘서울 강남에도 이렇게 한 곳에 유흥업소가 밀집된 곳은 없다’고 빈정대듯 말하고 있다. 그만큼 상남상업지구에 유흥업소가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상남상업지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여성도우미 이동용 승합차’는 우리 지역의 일그러진 진풍경(?)이었다. 유흥업소가 많다 보니 도우미들을 공급하는 보도방들도 성업할 수 밖에 없고, 도우미들을 태워주는 승합차가 도심 곳곳에서 목격되는 일그러진 풍경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번에 행정과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이곳의 불법 보도방은 크게 움츠러들었다. 여기다 공생관계인 유흥업소들도 불법 보도방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자정결의까지 하고 나섰기 때문에 불법 보도방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제에 상남상업지구의 일그러진 밤 풍경이 조금은 개선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건지 모르겠다.

이종구(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