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강남 룸살롱 수사는 왜 용두사미로 끝났나?

 


지난 3월17일에 이 시간을 빌어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은 왜 제살만 도려내나?'라는 제목으로 와이뉴스를 전해드렸다.

 
서울 강남 유흥업소와 경찰과의 유착관계에 대해 조현오 청장이 왜 강력히 대처하려는 지 그 속사정이 무엇인지가 주요 내용이었다. 경찰이 지난 19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경찰과 업주간 유착관계에 대한 수사결과는 하나도 드러나지 않았다. 업주만 세금포탈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수사를 통해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 경찰이 수사초기에는 자신들의 강남 유흥업소 유착을 이번 기회를 통해 발본색원하겠다고 공표하지 않았나?

= 사건은 18살의 가수 지망생 A양이 가출했는데, 유흥업소 업주인 이모씨가 운영하는 북창동식 성매매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경찰이 업주의 휴대폰을 압수해보니까 업주와 통화를 해 온 서울지역 경찰과 63명의 명단이 파악됐다.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은 당시 "공무원의 비호 없이 성매매업소의 장기간 불법영업은 힘들다"며 "해당 경찰들이 직접 해명을 못하면 모두 중징계 하겠다"고 국민들앞에 공언을 했고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수사결과는 업주만 세금포탈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뿐 공무원 특히 경찰관 유착비리의혹은 드러나지 않았다.

▶ 그렇다면 왜 경찰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난 건가?

= 황운하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업주 이씨가 철저히 함구해 현재로서는 밝혀낸 것이 없다"라고 수사결과를 밝혔다. 이씨가 입을 열지 않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이번 수사를 보면 경찰 수사력의 본질적 한계가 뭔지, 경찰이 하는 일은 왜 항상 '그렇고 그런 결과밖에 내놓지를 못하는 지를 분석해볼 수 있다.
 
첫째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사실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이번 수사 초기에 경찰은 검찰이 자꾸 영장을 기각해서 업소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식으로 기자들에게 하소연을 했다.

한 기자가 "업소주인의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겠네요"라고 물으니까 서울경찰청 담당과장은 "그건 여러분이 상상해라 내가 무슨 말을 하겠나?"라고 검찰 때문에 수사가 안되니까 마치 그런 것처럼 기사를 써달라는 식으로 브리핑을 했다.

▶ 왜 이번 수사에서 다른 기관의 공무원에 대한 수사결과는 없는 건가?

= 경찰은 업주 이씨가 '사법연수원앞에서도 술집을 했으니까' 검찰공무원도 연루가 돼있지 않겠냐라고 막연한 자신들의 추정을 근거로 기자들에게 '부풀리기 브리핑'을 한 것이다.

이 부분이 '검경갈등'으로 비화되자, 당시 조현오 서울청장은 긴급하세 뒷수습을 하고 나섰다.

담당 과장에게게는 '주의조치'를 내렸고 기자들에게는 "이번 수사는 경찰관 유착비리를 근절시키는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 경찰관 유착비리 근절이 수사의 초점이었는데 이건 또 왜 '꽝'이 된건가?

= 이 부분에 대한 경찰수사도 결과적으로 '날림'이었음이 드러났다.

조현오 서울청장은 업주와 통화한 서울지역 경찰관 63명의 명단이 파악됐다며 이들에게는 본인이 직접 무고하다는 점을 증명하지 않으면 중징계를 하겠다고 내부비리 척결의지를 강력히 밝혔다.

조 청장은 통화를 한 경찰 63명을 일일이 불러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러나 사실은 단 한명도 불러 조사를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서울경찰청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나중에 조청장은 "이씨가 실제업주로 파악이 돼야 불러 조사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이 약속도 이씨의 진술이 없다며 이뤄지지 않았다.

▶ 수사 중간에는 조현오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루머'도 제기되지 않았었나?

= 특별히 흥미로운 점은 조 청장이 이들 경찰관을 불러 조사한다고 발표할 당시, 경찰안팎에선 '조 청장과 모 개인 사업자간의 유착의혹'이 경찰내부에서 제기가 됐다는 점이다.

서울 경찰청은 '유언비어'라며 단속에 나섰고 이 부분에 대해 강남서 한직원을 발설자로 지목하고 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칼끝이 내부직원들을 향하자 내부에서 조청장에 대한 ‘마타도어’가 제기됐고 공교롭게도 내부 직원조사도 흐지부지 없던 일로 됐다.

▶ 이번 수사를 보면 경찰 수사가 뭐하나 매끄럽지 않게 진행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건가?

= 지금까지 설명드린대로 경찰의 이번 수사는 처음부터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수사를 했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경찰의 이같은 수사방식은 경찰의 '일반적인 수사 패턴'이 아닌가 생각된다. '수사를 하다 잘되면 좋고 안되면 말지' 하는 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경찰이 수사력을 보강한다며 경찰대를 설립하는 등 이른바 고급수사인력을 수혈한 지가 이제 30년이 돼간다.

그런데도 경찰 수사는 여전히 미덥지가 않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문제가 제기되지만 왜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수사권 독립에 대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 이번 수사가 그 근거를 하나의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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