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이태원' 김해 외국인 거리를 가다 (3) 치안 사각지대
‘무법천지’에 외사계 경찰은 3명뿐

한밤 고성방가.폭력.패싸움에 인근 주민들 불안

일부 여인숙.노래방선 외국인 상대 성매매 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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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2000여명의 외국인들이 몰리는 김해 동상·서상동 거리 인근 주민들과 외국인들 사이에서 치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외국인들이 술에 취해 고성방가를 일삼고 나라가 다르거나 출신이 다른 경우, 서로간에 적대감을 갖고 패싸움을 벌이는 등 외국인들간에 시비와 싸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는 폭력다툼, 신고는 저조= “이곳에서 많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 고향 같은 느낌도 들지만 잦은 싸움도 많아 불안하기도 해요.”

주말마다 동료들을 만나기 위해 김해 동상·서상동 거리를 찾는 이주노동자 구룽(32·네팔)씨는 이곳의 치안을 염려했다.

그도 외국인이지만 술에 취해 몰려다니는 외국인들을 볼 때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인 8일 밤 11시께 서상동의 한 외국인 전용 마트 앞에서 인도네시아인들과 베트남인들 간의 패싸움이 벌어졌다.

이주노동자인 인도네시아 3명과 베트남인 3명이 가게 앞에서 시비가 붙어 흉기를 들고 난투극을 벌였고 베트남인 A(27)씨와 B(28)씨는 현장에서 머리를 맞고 피를 흘리는 등 뇌출혈로 인근 병원에 후송됐다. 나머지 일행은 달아났고 경찰은 이들의 행방을 조사중이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0시 20분께 동상·서상동 거리 인근에서 외국인들이 같은 동포를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동상동에서 불과 300여m 거리에 있는 대성동의 한 공터에서 캄보디아인 C(30)씨 등 6명이 D(41)씨를 집단으로 폭행하고 현금 150만원을 강탈했다. C씨는 평소 D씨가 자신의 동료 여자친구에게 치근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동상·서상동 거리 일대에서 외국인들의 폭행사건은 자주 일어나지만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는 것은 일부분이다.

외국인들끼리의 폭력은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고 내국인이 목격하고 신고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은 신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해의 한 외국인 상담소 관계자는 “얼마 전 동상동 모 술집에서 외국인들끼리 주먹다짐에 이가 빠지는 등 폭력다툼은 비일비재하지만 대부분 수사기관에 신고하기를 꺼려 은폐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매매 우범지대 전락하나= 일부 여인숙과 노래방에는 암암리에 외국인들에게 성매매 여성을 알선해주기도 한다.

접대 여성은 일부 한국 여성 외에 주로 베트남, 필리핀 여성들로 결혼 이민에 이탈하거나 불법체류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 이모(52·동상동)씨는 “새벽에 외국인들이 ‘아가씨 없어요?’라며 문을 두드리기도 하고 술에 취한 외국인들의 고성방가에 시끄러워 잠을 못 잔다”며 “외국인들이 이 거리에 몰려오는 것을 아예 막을 수는 없지만 문화권이 다르고 생활 패턴이 다른 만큼 이들에 대한 계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안상황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지만 동상·서상동 거리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은 인원 부족 등을 이유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 왕릉지구대에서 동상·서상동 일대의 순찰을 담당하고 있지만 치안수요를 충족시키기는 역부족이다. 주말에 동상동 치안센터에 상주하는 경찰은 1명뿐이고 관할서인 김해중부서 외사계 인원은 단 3명에 불과하다.

김해중부경찰서는 대안으로 오는 19일부터 이주노동자 등 외국인들로 구성한 자율방범대를 결성하기로 했다. 외국인 중 신청자에 한해 15~20명을 뽑아 외국인명예경관으로 위촉하고 동상·서상동 거리 일대의 자율방범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 인력에는 한계가 있고 외국인 담당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순찰 근무에도 지장이 많다”며 “대안으로 자율방범대를 운영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자원봉사로 운영돼 효율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명용·김용훈기자 yhkim@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