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유린의 현장 ‘집결지’ 계속 방치할 것인가

/김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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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불화로 괴로워하던 16세 소녀가 집을 나왔다. 돈도 없고, 갈 곳도 없었다. 한 업주에게 300만원의 선불금을 받고 집결지에 들어갔다. 돈에 발목이 접혀 성매매를 강요받았다. 반항하기엔 너무 어리고 힘이 없었다. 빚은 쌓이고 몸은 망가졌다. 견디다 못해 집결지를 빠져나와 선불금만 받고 도망다니다 업주들의 고소로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믿었던 경찰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아무리 처지를 설명해도 경찰의 눈에 그는 탈성매매를 원하는 여성이 아니라 그저 사기꾼이었다. 보호관찰소를 들락거리다 다시 집결지로 돌아갔다. 골반염, 척추질환에 시달리며 약을 복용하면서 손님을 받고 음주를 강요받았다.

취재 중 만난 탈성매매에 성공한 한 여성이 들려준 이야기 속에는 인권유린의 참상, 경찰들의 직무유기, 지원책의 미비 등이 들어 있었다.

지난 23일로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꼭 5년이 됐다. 전국 31개 집결지 중에는 마산 신포동 집결지도 포함돼 있다.

집결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보통 ‘필요악’이라는 식이었다.

공급과 수요의 원리, 집결지 폐쇄에 따른 풍선효과, 생업이 걸린 성매매 여성들의 자발성, 단속의 한계 등 집결지 폐쇄를 반대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실제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조금 달랐다. 신포동 집결지 여성 중 80%가 타의로 유입됐다. 신포동 관할서인 마산중부서의 지난 5년간 단속 건수는 단 7건에 불과했다. 도내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초 성구매 장소로는 집결지(47.4%)가 가장 많았다.

여성부의 성매매 여성 지원 사업이 있지만 전국을 아울러야하는 여성부의 지원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한계’ 등을 이유로 마산시와 마산 중부경찰서의 방관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눈 앞의 불법과 인권유린 앞에 ‘한계’라는 변명은 매우 힘이 없어 보인다.

5주년을 맞아 경남지방경찰청이 특별 단속 방침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형식적’이 아닌 ‘제대로 된’ 단속을 기대한다.

 

김희진기자(문화체육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