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 시행5년-성매매 집결지 현주소 (상)
(상)‘홍등’ 켜진 마산 신포동

성매매 여성들이 다시 돌아온다

지난 2007년 업소 35곳, 올해 40곳으로 증가세

여성단체 "소극적 단속.정부 무관심으로 부활"

 


 

22일 밤 마산시 신포동 성매매집결지에서 승용차가 지나가자 업소 여성들이 손을 흔들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김승권기자/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5년이 흘렀지만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관한 법률은 공중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정부의 관심도 다소 시들해졌다.

집결지를 떠났던 업소와 여성들은 슬그머니 다시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경남에서 유일한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마산시 신포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긴 세월 성매매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온 ‘성매매업소 집결지’. 과연 근절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아니면 근절할 의지가 없는 것일까. 성매매특별법 발효 5주년을 맞아 다시 부활한 집결지의 실태와 문제점, 대책에 대해 짚어 본다.

22일 밤 11시께 경남의 유일한 성매매업소 집결지인 마산시 신포동 일대. 200m가량 되는 거리에는 ‘여인숙’ 간판을 단 20여 개의 업소가 양측으로 줄지어 늘어서 있다. 붉은 조명이 새어나오는 업소 안에는 화려한 화장에 자극적인 옷차림을 한 20~30대 여성들이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남성을 향해 손을 흔들며 유혹하고 있었다. 골목을 지나는 남성들은 물론, 남성이 탄 승용차가 지나가면 속칭 가게의 ‘이모’들은 업소 바깥으로 나와서 손을 흔들며 “놀다 가라”며 적극적인 호객행위를 펼쳤다.

평일인 탓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업소 입구 의자에 자리잡는 여성의 수는 많아졌다.

간간이 취기가 오른 듯 보이는 30~40대 중장년층의 남성 무리가 길을 지나다 여성들의 손에 이끌려 업소 안으로 들어서기도 하고, 업소 앞을 기웃거리다 슬그머니 들어가는 남성도 있었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5주년이 지났지만, 성매매 집결지의 홍등은 여전히 켜져 있었다.

특별법 강화로 인한 철저한 단속으로 폐쇄 직전까지 갔던 경남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인 마산 신포동 일대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예전처럼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렇듯 불법 성매매업이 버젓이 성행되고 있었지만, 1시간가량 머무는 동안 골목 안을 순찰하는 경찰차는 만날 수 없었다.

마산YWCA 부설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에 따르면 마산 집결지의 업소와 여성의 수는 지난 2004년 9월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되기 전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최근 유턴해서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업소의 경우 법 시행 전 45곳에서 2007년 35곳으로 줄었다가 2009년 다시 40곳으로 늘어났다.

성매매 피해여성의 숫자도 법 시행 전 300명에서 2004년 법 시행 후 100명으로 급격하게 줄었지만, 다시 150명으로 부쩍 늘어났다.

여성단체들은 이같은 유턴현상을 느슨해진 단속과 성매매특별법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때문으로 보고 있으며, ‘성매매업소 집결지’의 당당한(?) 부활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업주들은 법 시행 이후 장사에 타격이 크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신포동 한 업주는 “법 시행 이후에 단속이 강화돼 이곳 업주들이나 아가씨 중에서 전과자 아닌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 때문에 빚도 늘어나고 장사도 위축됐다”며 “불법인 건 알지만 이렇게라도 돈을 벌어야 우리도 돈을 갚아나가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그는 “특히 주점이나 변종 성매매업이 늘어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줄어들었는데, 최근 신종플루 때문에 사람이 더 줄어서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에 따르면 신포동 내 업소의 월 수익이 적게는 7000만원에서 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여성 1인당 월 소득 또한 순수익으로 300만~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박선애 소장은 “최근 단속이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집결지의 불법 성매매업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성매매의 상징적인 공간인 집결지는 가장 우선순위로 근절돼야 하는 공간이지만, 업주들의 보상문제와 성매매피해 여성의 자활문제 등 각종 문제에 대한 대안이 없어 폐쇄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호철·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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