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처벌 규정 강화 등 담아 성 행위 유인·권유도 처벌 가능 경찰 위장신분 수사 허용 명시 피해 청소년 안전망 구축 기대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속보>=“스물다섯 살 남자친구는 어때? 나중에 걸리면 여자친구라고 하면 되니까.” 지난달 랜덤채팅방에서 A(15) 양을 상대로 성매수를 시도한 20대 B 씨의 발언이다.

<1월 25일자 1·4면·27일자 4면 보도>

그는 A 양과 신뢰와 친밀감을 쌓기 위해 이른바 ‘그루밍’(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 예비행위)를 지속했고 현금 20만원을 미끼로 성매매를 제안했다. 당시 그가 마주한 상대는 A 양으로 가장한 본보 취재진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B 씨와 같은 이들이 취재진이 아닌 위장수사 중인 경찰을 상대로 ‘낯 뜨거운’ 행각을 벌이다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공전을 거듭하던 관련 법안이 7부 능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권인숙 의원 등·이하 아청법)이 지난 18일 상임위인 여가족위원회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그동안 미비했던 온라인 그루밍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과 함께 성매매 유인 등에 대한 강화된 형량을 담고 있다.

B 씨처럼 아동·청소년(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권유·유인할 경우 형량은 현행 징역 1년 이하에서 징역 3년 이하로 강화됐다.

또 아동에게 성적 목적의 대화를 하거나 성적 목적의 대화에 참여시키는 행위, 성 행위를 유인·권유하는 행위 등도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법안에는 사법경찰관이 아동 성범죄에 한 해 위장된 신분으로 범죄행위에 관여한 뒤 증거 등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이 명시됐다.


이는 랜덤채팅과 오픈채팅 등이 아동 성매매와 성착취 등 성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면서 필요성이 줄곧 제기돼왔다.

채팅방에서 익명성이 보장되거나 1대1 형태로 범행이 이뤄지면서 이를 적발하기 위한 방법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이다.

일선 현장과 관계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의 상임위 통과에 환영 입장을 내비치면서 본회의 통과까지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위장수사의 필요성은 이미 지난해 5월 통과된 아청법 개정안의 연장선상에서도 논의됐다. 당시 개정을 통해 성매매 피해아동이 처벌 대상이 아닌 피해자로 신분이 변경된 바 있다.

그동안 성착취를 당한 아동 조차 자발적으로 비행을 저지른 것이란 보수적인 시각이 지속되면서 성착취 등 피해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숨길 수밖에 없었다.

위장수사 대상도 성매수자가 아닌 아동·청소년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번 개정안까지 통과된다면 상황이 역전되는 셈이다.

특히 대전의 경우 가출청소년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이러한 제도가 새로운 안전망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손정아 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 소장은 “외국에선 성착취 행위자들을 잡기 위한 위장수사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발전도 이미 진전이 많이 됐다”며 “우리나라는 온라인 강국이라 실태는 너무 심각하지만 개선은 더딘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n번방 사태 이후 이러한 범죄에 대해서도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다만 현장에 실효성있게 안착하기 위해선 경찰의 인식과 수사력을 뒷받침할 기술적인 측면 등이 함께 발맞춰야 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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