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紙 '범죄 사각지대' 시리즈 보도 관련 경찰 대대적 단속]
유사 성행위 하는 립카페 10곳으로 가장 많이 적발, 키스방은 불과 100m내 위치
성매매 마사지·안마업소 5곳, 오피스방은 1㎞ 안팎에 있어

키스방, 마사지, 립카페, 대○방, 대X방, 오피스방….

서울 강남 한복판 A초등학교 주변을 포위한 성매매 업소 업종들이다. 이 지역은 본지가 최근 도심 속 대표적인 범죄 사각(死角)지대로 보도한 곳이다.

본지 보도와 관련, 경찰이 단속한 학교 주변 성매매 업소를 지도에 표시하자, 이 학교는 성매매 업소에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돼 있었다. 학교 반경 500m 안쪽에도 변태 성행위를 하는 곳이 수두룩했다.

지난 11일 오후 경찰이 서울 강남의 한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자 여성 종업원들이 뒤돌아 얼굴을 가리고 있다
icon_img_caption.jpg 지난 11일 오후 경찰이 서울 강남의 한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자 여성 종업원들이 뒤돌아 얼굴을 가리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서울 강남경찰서는 17일 "A초등학교 부근의 성매매·유사 성행위 업소를 '맞춤형 단속'했더니 20개 업소가 무더기로 적발됐고 입건된 업주, 성매매 여성, 성매수 남성도 5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물감이 번지듯 유흥가에 밀집한 성매매 업소들이 주택가와 상가로 침투하다가 초등학교 코앞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립카페를 운영하는 전모(35)씨는 지난 3일 A초등학교 근처에서 명함 크기의 성매매 전단을 뿌리고, 시간당 4만원에 유사 성행위를 알선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단속 당시 전씨는 초등학교와 700m 떨어진 상가건물 지하 1층에 룸 4개를 갖춰놓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적발된 다른 업소들도 대부분 학생이 하교하는 오후 4~5시부터 영업을 시작해 성매매 여성과 침대, 콘돔 등을 갖춰놓고 성매매를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적발된 업소 가운데는 유사 성행위를 하는 립카페가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비슷한 형태로 영업하는 키스방(2곳)과 대X방·대○방(2곳)도 있었다. 성매매가 이뤄진 마사지·안마업소는 5곳, 오피스방(오피스텔 성매매)도 학교 반경 1㎞ 안팎에 있었다.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서 영업했던 성매매 업소.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icon_img_caption.jpg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서 영업했던 성매매 업소.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본지 취재팀이 17일 오후 A초등학교를 기준으로 가까운 성매매 업소를 찾은 결과, 최근 적발된 키스방은 학교에서 불과 100m 거리의 상가 건물 6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성인 걸음으로 초등학교 정문부터 1분 거리였다. A초교 3학년 정모(9)군은 성매매 업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어떤 가게인지는 모르지만 어두워지면 술에 취한 아저씨, 아줌마들이 저쪽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5분을 더 걸으니, 햄버거집 사이로 대X방과 립카페가 잇따라 나왔다.

지난 2월 12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던 여성이 단속을 당한 뒤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 업소는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과 300m 떨어져 있었다.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icon_img_caption.jpg 지난 2월 12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던 여성이 단속을 당한 뒤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 업소는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과 300m 떨어져 있었다.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사정이 이렇지만, 성매매 업소 단속은 쉽지 않다. 문빵(문지기)으로 불리는 업소 종업원끼리 단속 경찰의 사진을 몰래 찍어 공유한 다음, 근처에만 와도 무전기로 "단속 떴다"고 알리는 등 단속 회피 수법이 점차 지능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손님을 가장해 성매매를 예약하면, 이 전화번호를 '경찰 번호'라고 장부에 적어 놓고 다시는 받지 않기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문빵들은 단속 경찰이 오면 3~4분이라도 필사적인 지연작전을 펼친다"면서 "손님들이 바지춤을 올리고, 성매매 증거인 콘돔을 화장실 변기에 버릴 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30일 오후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길거리에 유사성매매 전단지가 뿌려져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icon_img_caption.jpg 지난 1월 30일 오후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길거리에 유사성매매 전단지가 뿌려져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440개 유흥업소 밀집 A초등교 주변, 클린지역 지정

서울 강남경찰서는 440여개 유흥업소가 밀집된 A초등학교 주변을 클린 지역으로 지정하고, 범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상인회·먹자거리 상가 번영회와 치안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17일 밝혔다.

또 낮에는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자전거순찰대를 운영하고, 밤에는 나 홀로 귀가 여성의 안전을 위해 역삼·논현·압구정동 3개 파출소가 '안전 귀가 서비스' 활동도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