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일치 ‘김두식의 고백’ 인터뷰를 읽고

<한겨레>는 11월30일치 ‘토요판’에 성노동자라고 밝힌 여성의 인터뷰를 실었다. 인터뷰어인 김두식 교수는 여기서 성매매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드러내지 않은 채, 당사자인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빌려 성매매를 가치가 배제된 개인의 선택으로 접근했다. 이런 방식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다.

‘고백’은 먼저 당사자 여성의 생애사적 사회적 맥락을 배제한 채 개인의 현재적 삶의 조건과 입장만을 보여줬다. 이렇게 맥락이 제거된 개인의 이야기를 공적 영역에서 풀어냄으로써 그의 경험과 현재적 삶의 정당성을 혼돈하게 하고 있다. 개인의 성적 가치관과 성매매를 보는 관점은 사회적 가치기준과 무관할 수 없으며, 자신이 어떤 조건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출된다. 성매매를 대하는 태도, 성착취의 문제, 피해상황 등에 대한 사실확인과 적합성 여부를 충분히 고려하고 그 맥락을 짚어 문제의 핵심에 접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 인터뷰 기사에서는 처음부터 질문과 답이 의도적으로 던져지고 구성되어 일방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다음으로 성산업 착취구조의 현실을 외면하면서 오히려 성노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성노동으로 인정하면 덜 착취받고 당당한 시민권을 부여받을 것 같은 자유주의적 낭만성은 공적 책임을 회피하게 하고 모든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되돌리게 한다. 성노동으로 명명되는 순간 성착취 현장의 폭력성과 성의 상품화,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는 사라지고 오로지 거래행위만 남게 된다.

그러나 성매매는 ‘계약 주체인’ 개인들 간의 단순한 성적 거래가 아니라 ‘남성’ 권력의 카르텔이 구성·생산·유지되는 ‘장’에서 ‘여성’이 거래되는 행위이며, 이를 재생산하는 구조의 문제라는 점에서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행위다. 이런 구조적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성노동으로 단순화시켜 버리면 성산업의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조건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피해는 고스란히 성매매 여성들의 몫이 되어버린다.

나아가 성매매는 성별 불평등을 고착시키는 중요한 기제이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확대 강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한 채 이뤄지는 성매매 논의는 오히려 본질을 왜곡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성매매를 합법적 노동으로 인정한 현장에서는 성매매에 내재된 성희롱, 성폭력(강간)의 문제는 아예 사라지므로 성구매와 성희롱, 강간을 분리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결국 성매매에 대한 인식과 연결되지 않는 단순한 자극적 용어들은 성매매의 불법성을 연결하지 못하거나, 성적 착취 구조를 재생산하는 데 기여하면서, 공모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게 한다.

이런 이유들로 성매매 반대 운동을 하는 여성단체들은 여성들이 단속 등의 이유로 어떠한 인권침해나 범죄자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성매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제거하고 여성들을 비범죄화해야 함을 요구해왔다. 일자리,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산업에 유입되어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처벌하는 것은 오히려 이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김 교수의 인터뷰는 사회적 안전망이 붕괴하고 여성의 인권이 위협받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서는, 그 원인이 마치 성매매방지법 때문인 양 왜곡된 관점으로 유도하고 있다. 객관성과 중립을 지키는 척하면서 당사자의 목소리 뒤에 숨는 무책임한 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

정미례 성매매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정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