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환하게 웃고 싶다."

1년 전 성구매 남성으로부터 모텔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노래방도우미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노래방도우미 김아무개(당시 28살)씨는 2011년 11월 1일 새벽 창원의 한 모텔에서 살해당했다. 남성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의 목을 졸랐던 것이다. 여성단체들은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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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피살 여성의 영정 앞에 국화가 쌓여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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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헌화 모습.
ⓒ 윤성효

장례식은 여성단체들이 치렀으며, 지난해 11월 8일 장례미사가 열리기도 했다. 여성단체들은 지난해 11월 29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거리행진하기도 했다. 이후 창원시·창원중부경찰서는 불법 유흥업소에 대해 여성단체와 민관합동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최갑순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1년 전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가 여기서 추모문화제를 열려고 하자 유흥업소 사장들이 나와서 행사를 못하도록 하면서, 사자 명예훼손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년이 지났다. 유흥업소 사장들에 의하면 1년 전에는 이곳에 종사했던 여성들이 3000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고 한다. 사장들의 수입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1주기 추모문화제'는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소장은 "오늘 문화제는 어렵게 마련되었다. 선거도 앞두고 있어 할 수 없었는데, 10여 명의 유흥업소 종사 여성들이 돈을 모아 전해주었다. 상담소 자문변호사가 한 유흥업소 종사 여성의 소송사건에 도움을 주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 그 여성들은 여성단체들이 자신들의 처지와 비슷한 여성의 죽음까지 거두어주는 것을 보고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며 "그동안 업주 사장들은 여성단체에 대해 '가짜'라고 해 불신해 왔는데, 지난해 장례와 추모행사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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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최갑순 소장이 경과보고를 하는 모습.
ⓒ 윤성효

최갑순 소장은 "오늘도 그 여성들이 어느 건물에서 이 추모문화제를 지켜보고 있을 것 같다"며 "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돈으로 국화꽃을 샀다. 그들이 오늘 제사를 지내달라고 하더라"고 강조했다.

묵념에 이어 참가자들은 국화를 고인의 영정 앞에 놓았다. 조정혜 로뎀의집 관장은 "△△야. 작년 이맘때 너의 마음이 담긴 수첩 속에 한 글귀가 다시 생각나는구나. '환하게 웃고 싶다'고. 이제 하늘나라에서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너를 생각하면 다시 한번 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전해온다"고 말했다.

이어 조 관장은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너의 몸부림은 죽음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성매매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외침으로 알리게 되었다. 너를 떠나 보낸 365일 동안 동료 친구들은 너를 기억하며 하나둘씩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조 관장은 "△△야. 이 세상 소풍살이가 그리 행복하지 못했지만, 너를 지억하고 너를 사랑했던 많은 동료 친구들과 언니들, 널 기억해. 너가 이 세상에 없다는 생각보다 너가 더 우리에게 가깝게 있다는 이 믿음은 아마도 우리가 널 많이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는 것이겠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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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로뎀의집 조정혜 관장이 추모사를 하는 모습.
ⓒ 윤성효

추모발언이 이어졌다. 서정희 창원가정상담센터 소장은 "성은 원래 인류문명을 이어가는 게 본질인데 일부사람들은 왜곡과 환락으로 여기면서 피 흘리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박정연 해바라기쉼자리 소장은 "물이 몸을 씻어내고 눈물이 마음을 씻어내듯, 작년 이맘때 우리는 너무 많이 울었다. 우리가 늘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면 한결 더 부드럽고 평화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영 경남여성회 회장은 "고인의 얼굴을 보니 참으로 예쁘다. 마지막 가는 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느냐. 왜 여성들이 죽어야 하나. 더 이상 여성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신순재 김해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더러운 돈과 권력이 당신의 목을 조였던 것이다. 작은 외침이 함성이 되듯 우리 모두 힘늘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은 마지막에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서서 노래 <사랑으로>를 부른 뒤, 여러 희망을 적은 색종이를 종이비행기로 만들어 하늘로 향해 날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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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인타클럽'이 추모공연하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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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헌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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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행사를 마치면서 손을 잡고 노래 "사랑으로"를 함께 부르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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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매매분과'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31일 저녁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사건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행사를 마치면서 손을 잡고 노래 "사랑으로"를 함께 부르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