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성매매 감시단 ‘e-여성희망지킴이’ 발족…지난해 3천 건 적발

 

[서울] ‘남성분들만 검색창에 ○○○을 치세요’, ‘여성회원 대기 중! 검색창에 △△△를!’ 이는 최근 포털사이트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는 기사, 웹툰, 포스팅 등의 게시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댓글’들의 유형이다.

이는 온라인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온라인 성매매’의 루트를 제공하는 댓글들로, 자극적인 멘트 아래 임시 사이트 주소를 제공하는 형태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댓글의 대상이 인터넷 인기 게시물이다보니 어린 청소년들이 보는 인기 코믹 웹툰의 게시판에도 이런 성인 댓글 광고가 비일비재하게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인터넷 언론 사이트 내 기사에 달린 적나라한 성인 광고 댓글들
한 인터넷 언론 사이트의 기사에 달린 적나라한 성인 광고 댓글들

대학생 정윤호(27세)씨는 “요즘에는 인터넷 사이트나 인터넷 언론 사이트에 들어가도 성인광고나 성인용품 광고 등 민망한 링크나 베너 광고들이 널려있다.”며 “댓글 광고들도 입에 담기 민망한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버젓이 써 놓는데,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들에게는 이러한 부분들이 모두 일탈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온라인 성매매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성매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e-여성희망지킴이’가 나섰다. 지난 17일 발대식을 갖고 대대적인 활동을 시작한 ‘e-여성희망지킴이’는 여성, 대학생, 20~30대가 주축이 돼 인터넷 성매매와 관련된 광고를 모니터링 하고,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실질적인 감시 및 처벌에 앞장서게 된다. 이들의 활동을 계기로 날이 갈수록 더욱 교묘해지고 있는 온라인 성매매 알선 실태에 대해 들여다봤다.

앞서 언급한 성인광고 댓글 문제 외에도 인터넷 채팅사이트와 비밀 카페 등에서는 더욱 노골적인 성매매 알선과 홍보가 이뤄진다. 대표적인 채팅사이트인 ‘S’ 사이트의 경우, 과거 건전한 대화사이트에서 변질돼 채팅방의 80%가 ‘조건만남(불법성매매를 뜻하는 단어)’을 원한다거나 ‘원 나잇(하루 밤을 함께 보낸다는 뜻의 단어)’ 상대를 찾는다는 온라인 성매매의 허브가 돼버렸다.

온라인 카페나 임시 사이트를 통해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 성매매
온라인 카페나 임시 사이트를 통해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 성매매
 
또 각 포털사이트의 비밀 카페의 경우 관리나 검색을 통한 감시가 어려워 온라인 성매매의 가장 큰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Y정신과 안규민(42세·전문의)씨는 “현대사회 발전의 부작용 중 하나로 사람들이 잘못된 일탈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공간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잘못된 일탈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며 “음란물을 보기 위해 사이트를 돌아다니나 성매매로 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듯이 사람들의 잘못된 욕망을 자극하고, 익명성을 바탕으로 이를 범죄로까지 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온라인 성매매 알선, 홍보 등을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의 하나가 바로 ‘e-여성희망지킴이’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발족한 인터넷 성매매 감시단 ‘e-여성희망 지킴이’는 올해 들어 2배 인원을 두 배 이상 늘려 본격적인 감시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한 해만 해도 음란물과 성매매 광고·알선 사이트 269건을 폐쇄 조치하고, 10건을 고발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 중 3명은 성매매 알선 및 정보통신망 이용에 관한 위반으로 처벌 받았고, 또 다른 2명은 검찰에 송치됐다. 현재도 수사 중인 건은 2건이다. 적발 사이트 및 컨텐츠도 3천여 건에 달하니 첫 시행 치고는 상당한 성과이다.

e-여성희망지킴이 지난 해 성과
지난해 ‘e-여성희망지킴이’가 적발한 음란성 정보 유형 및 건수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e-여성희망지킴이들의 활동이 상당히 많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며 “특히 실질적인 감시와 처벌의 성과 외에도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여성들과 청년들이 늘어나는 파급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활동할 지킴이들의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555명의 지킴이들 중 여성이 85.8%로 남성(14.2%)보다 5배 이상이나 많다. 또 직업별로는 대학생 비율이 76.5%로 가장 많고, 연령별로는 20~30대가 79.6%로 가장 많이 참여한다. 온라인 성매매에 대해 젊은 층에서부터 개선의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킴이로 활동 중인 대학생 오유진(가명·23세)씨는 “사실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치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교육을 받고 활동을 시작하게 되니 생각보다 너무 심각한 문제였고, 여성을 상품화 하는 것에 대한 공공연한 사회 인식이 확산되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특히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을 떠나서, 성매매를 유도하는 여성들 역시 많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e-여성희망지킴이 발대식 모습
e-여성희망지킴이 발대식 모습

특히, 올해의 지킴이 활동 중 또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여성·청소년의 이용률이 높은 네이트, 싸이월드 운영자인 SK 커뮤니케이션즈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핫라인 시스템(Hot-line system)을 구축해 카페, 클럽 등의 음란성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실시간 삭제·폐쇄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또 인터넷의 휘발성을 감안해 시민들이 적발한 사이트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뿐 아니라 포털사이트의 게시물을 심의 처리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를 통해 실시간 신고할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온라인 활동을 통해 적발된 사이트의 운영자 처벌을 위해 고발장 작성을 강화하고, 온라인 활동을 통해 수집한 성매매 관련 정보를 경찰서와 공유하고 경찰서와 시민이 함께하는 ‘민·관 합동단속’도 추진한다.
 
발대식에서는 설문조사, 정보제공, 선서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어 앞으로의 지킴이 활동에 대한 의지를 키울 수 있었다
발대식에서는 설문조사, 정보제공, 선서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돼 앞으로의 지킴이 활동에 대한 의지를 키울 수 있었다

최선희(25세·대학생)씨는 “단순히 모니터링을 하고 담당자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는 형식이 아니라 직접 고발장도 작성하고, 실시간 폐쇄까지 가능해지는 만큼 책임감이 강해지고 있다.”며 ”매일 매일 활용하는 인터넷이니만큼 더욱 열심히 활동하여 보다 깨끗한 온라인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인터넷 시민 감시단의 자발적인 참여율이 여성, 대학생, 20~30대에서 높다는 것은 피해에 노출돼 있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서울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여성과 청소년들이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여성희망지킴이’들의 활동이 보다 널리 확산되어 불법 온라인 성매매가 근절되고 남녀모두 올바른 인식 속에 깨끗하고 건전한 온라인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