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 종사자’ 논란
유흥업소 종사자 ‘여성’만인가
‘남성’ 포함하는 식품위생법 개정 두고 논란
남성 종사자의 불법 처벌할 규정 마련도 시급
종사자 범위 확대해도 성매매·알선 문제는 여전

유흥업소 적법화한 법령과

종사자 인권유린 하는 업소 운영에 대한 규제가 우선돼야

▲ 인천의 유흥업소 밀집 지역의 모습. 유흥업소는 성매매 알선의 주요 경로로 꼽힌다.   ©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면서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흥을 돋우는  부녀자. 바로 법에서 정한 ‘유흥 종사자’다. 최근 유흥 종사자의 범위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식품위생법 시행령에서 유흥 종사자를 ‘부녀자’만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종사자의 범위에 남성도 포함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한 차례 부결된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원안 그대로 국무회의에 다시 상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보류된 이유는 “호스트바를 오히려 양성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복지부는 남성들이 접대하는 이른바 ‘호스트바’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관리 규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 서울의 대표적 유흥가 밀집 지역인 강남에는 100곳이 넘는 호스트바가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업소에서 남성을 직접 고용하기보다는 일종의 불법 인력조달업체를 통해 호스트를 공급받는 식으로 운영하는 곳들이 많아 남성 종사자 현황을 파악하기도 어렵단다. 인터넷에는 호스트바 블로그와 호스트바를 홍보하는 전문 사이트가 다수 존재할 만큼 호스트바는 이미 독버섯처럼 퍼져나간 상황이다.

그러나 ‘부녀자’에서 남성을 포함한 ‘사람’으로 종사자 범위를 확대하면 호스트바에서의 불법행위를 처벌할 법적 근거는 마련되겠지만 정작 규제해야 할 불법 성매매와 알선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유흥주점은 성매매 알선의 주요 경로로 꼽히기 때문이다(2010년 여성가족부 성매매실태조사).

관련 부처인 여성가족부도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채명숙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 사무관은 “복지부와 논의하진 않았지만 똑같은 안으로 국무회의에 재상정한 것을 보면 복지부도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실제 남성 종사자가 있는 유흥업소들이 있지만 법적으로 인정할 경우 양성화 우려가 있고,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행령에서 ‘유흥 종사자’를 삭제하자는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현재 유흥음식점업중앙회 소속 회원사는 2만5000여 개로 종사자는 6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유흥 종사자’라는 단어를 없앤다면 이들이 일할 곳을 잃고 오히려 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고 영업하는 업소들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신박진영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유흥 종사자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은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유흥주점에서 술을 따르고 유흥을 돋우는 남녀가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고 접객원 범위를 확대하거나 삭제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우려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76호 [특집/기획] (2012-03-09)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lhn21@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