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 시행5년-성매매 집결지 현주소 (하)
(하) 해법은 없나

“市·경찰·민간단체 연계 총체적 근절안 나와야”

성매매여성 인권보호와 자활 위한 현실적 지원책도 필요


마산시 신포동 성매매 집결지 업소에서 한 여성이 앉아있다./김승권기자/

“집결지 내부에서 성매매하는 여성들은 ‘500만원, 1000만원짜리’ 또는 ‘한두 달 쓸 것’으로 취급을 당하는 등 사람이 아닙니다. ”

2년 전 탈성매매에 성공한 김정아(가명·25·여)씨의 말이다.

엄연한 불법임에도 보란 듯이 불을 밝히고 있는 마산시 신포동 성매매업소 집결지. 이 모순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집결지 여성들의 인권보호가 우선돼야 한다. 여성들의 자활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을 확보한 후, 계도활동과 단속강화, 폐쇄작업에 들어가야 풍선효과나 탈성매매여성 재유입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산시가 문제 해결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여성부의 자활사업으로 지원되는 금액과 인력은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신포동 여성들이 받는 지원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마산시, 집결지 여성 보호·지원 특책 내놔야= 마산시는 관할 지역 내에 자리잡고 있는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탈성매매할 수 있는 지원책을 내놔야 할 의무가 있다.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에 따르면 이곳 여성 대부분이 타의로 이곳에 유입됐다. 이들은 성매매 피의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인권을 침해 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당 지자체인 마산시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지적이다. 시의원들도 신포동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설 필요가 있다. 마산시의회에 따르면 ‘신포동 집결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마산 이옥선 의원은 “집결지 문제는 사회적으로 당연히 근절돼야 할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지역문화개발에도 엄청난 부작용을 끼치고 있다”며 “마산시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폐쇄를 추진해야 하며, 피해 여성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자활단체나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구조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인식 변화부터= 집결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변화도 요구된다. 성매매 여성이 돈을 쉽게 벌기 위해, 자의에 의해 성매매를 한다는 사회 편견은 집결지 폐쇄 추진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에 따르면 신포동 집결지 성매매 여성 80%가 가정폭력, 집단 성폭행 등 타의로 성매매업에 유입된다.

성매매에 성공한 김정아씨의 증언에 따르면 집결지 내 인권유린 실태는 심각하다. 여성들은 대부분 어린 나이에 유입돼 통제된 생활을 하게 되고 점점 고립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엄청난 빚을 안게 돼 벗어날 엄두를 못 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집결지 안에서의 모든 구매 활동은 후불제, 즉 외상이에요. 청구되는 생활비 내역을 보면 한 달 방값과 식대만 해도 200~300만원은 훌쩍 넘죠. 막상 여성들이 손에 쥐는 것은 100~150만원 남짓인데 여기에 대출 이자까지 떼고 나면 마이너스가 아니면 그나마 다행이에요. 요란하게 치장하고 씀씀이가 헤프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월세가 얼만지, 옷값이 얼만지 모른 채 업주들의 강요에 의해 사요. 그러다 빚이 쌓이고 돈을 갚을 수 없게 되면 여성들은 업주가 가자는 대로 가고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거예요. 벗어나고 싶어도 여성들 서로가 서로의 감시자가 되는 거죠.”

▲단계적인 계도·단속·폐쇄 활동 이어져야= 전문가들은 집결지를 폐쇄하기 위해 지자체와 경찰, 민간기관의 연계를 통해 계도·단속·폐쇄 등 단계적인 계획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박선애 소장은 “집결지 폐쇄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인식 변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활동가들의 열정 △지자체의 의지 △법무부와 경찰청의 철저한 단속과 처벌 등이 5위 일체가 돼야 한다”며 “피해 여성 스스로 탈성매매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책을 제시하는 등 단계적 절차가 필요한데 법 시행 5주년이 지났지만 지자체는 가장 기본적인 계도 활동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고운·김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