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이 '노래방 도우미 살해사건'과 관련한 최근 법원 판결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 피살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경남 창원에서 회의를 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노래방 도우미 살해사건'과 관련한 민․형사사건 재판 선고가 공교롭게도 1일 서울과 창원에서 각각 나왔다. 서울지방법원 민사38단독(박정운 판사)는 노래방 도우미 유족측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고,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재판장 허부열 부장판사)는 노래방 도우미 살해범을 감형했다.

 

‘노래방 도우미 살해사건’과 관련해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는 1일 살해 혐의를 받아온 A씨에 대해 1심(징역 13년)보다 감형된 징역 9년을 선고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38단독은 유족측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11월 8일 창원 사파공동성당에서 열린 노래방 도우미 장례 미사 모습.

 

 

'노래방 도우미 살해사건'은 2011년 11월 1일 새벽 경남 창원시 중앙동 한 모텔에서 성구매자인 남성 A(34)씨가 노래방 도우미 B(당시 28살)씨를 목 졸라 살해한 사건이다.

 

민사사건 재판부 "직업을 숨겼기에 ...."

 

B씨의 유가족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소송'을 냈는데 졌다. B씨는 죽기 전 생명보험에 가입한 상태였다. 당시 B씨는 직업을 '주부'라고 밝혔다.

 

보험회사는 "직업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며 유가족이 낸 보험금 청구를 거절했다. 법원은 노래방 도우미가 보험에 가입할 때 직업을 숨겼다면 범죄 피해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날 "보험 청약서에는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손해가 발생했는지와 관계 없이 보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그러나 B씨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인 자신의 직업을 '주부'라고 기재하는 등 고지의무를 위반해 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노래방 도우미가 직업 자체가 생명을 담보로 할 정도로 위험한 일이 아니라고 해도 B씨가 노래방 도우미로 근무하며 손님과 성매매를 하기도 했던 사실 등을 종합하면 직업을 알리지 않은 것과 이 사건 보험사고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노래방 도우미 살해범 A씨는 같은 날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는데, 2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성관계를 위해 함께 투숙한 도우미 여성을 목졸라 살해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그러나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하고 유족을 위해 수천만 원을 공탁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 "2일 회의 열어 대책 논의"

 

'성매매 피해여성 피살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법원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법원 판결에 대해 비상대책위는 2일 회의를 열고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형사사건 판결에 대해 조정혜 '로뎀의집' 관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어떻게 감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냐"면서 "어제 알아봤는데 유족측은 A씨와 합의를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갑순 창원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법원은 성폭력과 관련해 살해해도 형량을 낮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B씨가 생명보험에 가입했는데 직업이 무슨 상관이냐. 판결 내용을 확인한 뒤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지역 여성단체들은 '노래방 도우미 살해사건'이 발생하자 비상대책위를 구성했으며, 이들은 성명서 발표와 집회 등을 통해 "유흥업소, 숙박업소, 직업소개소 등 불법영업 행위에 대한 관계 당국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