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집을 나왔으니까 잘 곳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인터넷 채팅으로 남자를 만나 (숙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성관계를 했어요. 가끔 착한 아저씨는 용돈도 주고 그랬어요. 게임기도 사주고….”

서울의 한 청소년 쉼터에 살고 있는 A 양(17)은 부모님이 이혼한 뒤 술에 취한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중학교 3학년 때 집을 나왔다. 집단따돌림과 폭행을 이기지 못해 다니던 학교도 그만뒀다. 가출한 뒤 잘 곳이 없었던 A 양은 만나는 남자들의 집을 전전하며 조건만남을 이어갔다.

서울시가 A 양처럼 위기에 처한 10대 여성을 돕기 위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시와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는 설문조사 결과 가출 10대 여성청소년 4명 중 1명이 A 양처럼 성매매 경험이 있는 등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가출한 뒤 돈을 벌어본 10대 여성 중 성산업에 종사했거나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55.3%였다. 조건만남(25.5%)이 가장 많았다. 노래방(10.6%), 보도방(9.6%)에서 일하기도 했다. 성매매 집결지(2.1%)나 티켓다방(1.1%)에서 일한 이들도 있었다.

성매매를 한 계기는 ‘잘 곳이 없어서’(44.2%), ‘배가 고파서’(30.2%), ‘강요에 의해’(30.2%) 등이었다. 처음 성매매를 해 본 시기는 만 14∼17세(88.1%)가 가장 많았다.

시는 거리에서 생활하는 10대 여성을 위한 ‘드롭인(Drop-in)센터’를 7월 설립할 계획이다. 길거리 심야상담 프로그램인 ‘브리지 프로젝트’도 확대된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가출 10대 여성의 위기상황 악화와 재발을 막기 위해 전문화된 자립 지원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7일 오전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10대 여성의 가출과 폭력 피해 실태’ 토론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