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여중생으로 접속하자 '조건만남' 쪽지 쏟아져

아시아투데이 임유진 기자

=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채팅 앱)이 10대 청소년 성매매 알선 등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기자가 직접 스마트폰에 채팅 앱인 ‘○톡’ ‘○○채팅’ 등을 설치해 사용해보니 그 실태가 정말 심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앱 사용을 위한 회원가입에 별도의 개인정보 입력이 필요하지 않았다. 단순히 아이디 등만 정해서 입력하면 쉽게 접속할 수 있었다. 얼마든지 나이나 직업 등 허위정보 입력이 가능했다. 가입절차를 마치자 화면엔 노출이 심한 여성들의 사진과 선정적인 문구가 보였다.

나이는 16살, 지역은 서울로 설정하니 10대 미성년자부터 40대 중년남성까지 만나자는 ‘조건만남’ 쪽지가 쏟아졌다. 해당 앱은 스마트폰 GPS로 접속자 근처에 있는 사람의 위치를 파악해 즉석만남을 쉽게 할 수 있게 설계돼있었다.

여중생으로 위장해 채팅방에 접속하자 조건만남과 성적 농담 등이 이어졌다. 한 20대 남성은 다짜고짜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보여주고 싶다며 영상통화를 하자고 요구했다. 또 다른 40대 남성은 쪽지를 보내 “학교생활을 상담해주겠다”며 친절한 아저씨 행세를 했다. 이 남성은 대화가 이어지자 ‘노란색 3장(15만원)’이라며 만남을 제안했다. 미성년자라고 말했지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채팅 앱을 통한 성매매 범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여중생에게 “만나주지 않으면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모텔로 불러낸 40대 남성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채팅 앱을 통해 남성을 유인해 돈만 가로채는 등 10대들의 범죄 행각도 대범해지고 있다.

특히 주민번호나 휴대폰 인증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의 ‘2013년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조장 채팅 앱은 182개로 나타났다. 이 중 ‘조건만남’ 서비스 유형은 94.4%(172개)에 달했고 성인인증을 요구하는 앱은 35.2%(64개)에 불과해 미성년자가 제재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익명성 때문에 거리낌 없이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김보람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청소년들이 부모나 형제 명의를 차용해 쉽게 채팅 앱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성인인증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불법성이 명확한 채팅 앱에 대해서도 강력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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