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합헌 결정' 여성계 “다행이지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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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성매매처벌법 시행 이후 12년 간 논란을 이어온 성매매특별법이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여성계와 인권단체들이 합헌 결정에 환영하면서도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와 알선자·구매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1일 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 확립을 위해 성매매를 처벌하려는 것은 입법 목적과 수단이 정당하다”고 밝히고 “성을 사고 파는 행위는 인간의 성을 상품화함으로써 인격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6대 3 합헌 판결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성매매는 인간의 성을 상품화하고 거래 대상화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임이 분명하다"며 "성매매특별법은 청소년의 성매매 유입, 성매도인의 자립자활 지원을 위한 사회적 비용 증가 등 여러 심각한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성매매는 금전을 매매로 이뤄지는 지배관계로서 성매수인이 성매도인의 성과 인격에 대한 지배권을 갖게 되므로 대등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로 볼 수 없고 사생활의 비밀 보호 대상이거나 직업의 자유로서 보호할 대상으로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는 “합헌 자체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는 성매매 억제를 위해 EU의 노르딕 모델처럼 성판매자 비범죄화, 구매자·알선자 처벌방식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판결문을 보면 성매매에 대한 사회 고위층 인식자체가 여전히 낮음을 알 수 있다”며 “재판관 중 여성인권과 젠더 불평등 관점을 반영한 이는 9명 중 2명(김이수·강일권) 뿐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헌재의 두 재판관은 성매매의 본질이 "가부장적 사회와 노동시장 구조, 빈곤 등이 결합된 사회경제 구조의 문제이며, 여성 억압과 성차별을 강화하고 자본에 의해 성 판매자를 사물화·대상화한다"며 “성 판매자에 대해 형사처벌 대신 다른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 31일 헌법재판소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의 위헌 여부 판결에서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도록 한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 또한 "헌재의 결정은 성매매 여성들을 사회적으로 낙인해 성매매처벌법의 취지인 피해자 인권보호 의미를 축소시킨다"면서 "성산업 축소를 위해 성매매 여성을 비범죄화하는 한편 성매수자와 알선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성매매여성의 생존권이 공창(합법화)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성산업 착취구조를 축소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월구 (재)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성매매특별법 자체는 헌법에 부합하는 것이나, 처벌조항에 관해서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성매매 대상이 되는 사람은 약자의 위치이고, 성산업의 구조에서 폭력이나 인권유린 많기 때문에 이들이 피해자로 더 많이 분류가 돼서 형사처벌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이번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은 “이번 판결로 건전한 성풍속 및 성도덕이 확립되기를 바란다. 많은 국가들이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헌법과 국민의 도덕적 합의에 충실한 판결이다. 성은 매매의 수단이 될 수 없는 고귀한 가치”라고 짤막하게 논평했다.

1384호 [사회] (2016-04-01)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runjjw@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