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로고/뉴스1 DB

A씨는 2014년 6월 경남 사천에서 보도방을 운영하는 B씨로부터 920만원을 빌렸다. 또 그 무렵 B씨가 운영하는 보도방을 통해 인근 가요방과 유흥주점에서 도우미 일을 했다.

A씨는 주점 등에서 도우미로 일을 해 선불금을 갚으면서 직업소개료로 매달 70만원, 선불금의 이자로 매달 45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A씨는 그해 7월 110만원, 8월 200만원을 추가로 빌렸다. 하지만 그해 9월까지만 도우미 일을 하고 돈도 갚지 않았다.

이에 B씨는 빌려간 돈을 갚으라며 A씨를 고소했다. 원금 1400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갚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A씨도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자신이 빌린 돈은 선불금으로 성매매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관련법 상 갚을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한 사람 또는 성을 파는 행위를 할 사람을 고용한 사람이 그 행위와 관련해 성을 파는 행위를 했거나 할 사람에게 가지는 채권은 그 계약의 형식이나 명목에 관계없이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부당이득의 반환청구가 금지되는 사유로 민법 제746조가 규정하는 불법원인급여는 그 원인이 되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전주지법 민사 제2단독 김성훈 부장판사는 30일 “원고(A씨)의 피고(B씨)에 대한 이 사건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할 것인 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B씨)가 원고(A씨)에게 빌려준 돈은 이른바 선불금으로서, 원고의 성매매를 전제로 한 것이거나 그와 관련성이 있는 경제적 이익에 해당하고, 그 대여행위는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소개로 유흥주점 등에서 도우미 일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성매매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접객만 할 경우 시간당 3만원, 성매매 시 회당 18만~2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대여의 시점이 A씨가 보도방의 소개로 일하기 시작할 무렵인 점 등을 근거로 이같이 판단했다.

또 △B씨가 A씨에게 92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선뜻 빌려줄 만큼 친밀한 관계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두 사람이 그 이전부터 금전대차거래를 해왔던 관계로도 보이지 않는 점 △B씨가 A씨의 신용도에 대해 조사를 하거나 담보도 제공받지 아니한 채 돈을 빌려줬으며, 이는 B씨가 당초 원고로부터 성매매 등으로 인한 수입 중 일부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변제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는 점 등도 감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