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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아동단체들이 16일 서울 서부지법 정문 앞에서 지난달 28일에 나온 법원 판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박지선 기자 jsp@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13세 지적장애 여중생의 성매매 사건에 대해 피해 아동을 자발적 성매매 행위자로 판단한 법원 판결이 나자 시민단체들이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십대여성인권센터,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장애여성공감 등 여성·아동단체는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서부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시대착오적 판결을 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성매매)로 벌금 400만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24시간 등을 선고 받은 양모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법원이 지난달 28일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법원은 13세 여아를 '자발적 성매매' 행위자로 판단해 양모씨가 손해배상 할 의무가 없다고 봤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법원 판결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행위는 자발성이나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성착취 범죄를 다루고 있는 국제사회의 기류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화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 상임대표는 "법원은 아청법에 명시된 '대상 아동·청소년' 문구를 적용해 피해자가 아니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결했으나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매매는 엄연한 성범죄"라며 "이들을 피해자로 보지 않고 구분하는 것은 성매수자인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해당 단체들은 성매매 대상이 된 아동 청소년을 피해자로 보지 않는 아청법 상의 '대상 아동·청소년'이라는 문구가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상임대표는 "해당 문구는 아동·청소년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문구"라며 "환경 또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강압적 성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성매매와 성폭력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향후 위 내용을 뼈대로 하는 아청법 개정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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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아동단체들이 아동 청소년의 관한 보호 법률의 개정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박지선 기자 jsp@focus.kr

애초 이 사건을 성폭력이 아닌 성매매 혐의로 수사, 기소한 경찰과 검찰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검·경은 피해 아동이 스스로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가해 남성들과 접촉했으며 성관계 이후 숙박 등의 대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자발성과 대가성이 인정됐다고 판단했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소장은 "지적 장애인들은 기본적으로 판단력이나 상황이해력, 대처력, 미래예측력 등이 낮은 특성을 보이는데 수사기관에서는 이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 소장은 "아청법 제8조에 따르면 가해자가 장애 여부를 인지했다면 성매수자가 아닌 성범죄자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데도 검찰이 기소단계에서 이 부분에 대한 혐의 적용을 하지 않은 것이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단체들은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고 추후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변호사들로 구성된 변호인단을 구성해 항소심 재판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178개 여성 아동단체들과 연대체를 구성해 공판 모니터링 등을 진행한다.

IQ67~70으로 7세 수준의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는 A(15)씨는 지난 2014년 6월 어머니가 외출한 사이 집을 나왔다.

갈 곳 없던 A씨는 "재워줄 사람을 찾는다"는 채팅방을 개설했고 이후 A씨에게 접근한 6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었다.


A씨가 가출한 후 1주일 만에 딸을 찾은 부모는 가해 남성들을 성폭력으로 신고했으나 경찰 수사단계에서 성매매 혐의로 바뀌었다.

피해 지원 단체는 2014년 아청법 위반(성매매) 혐의로 성매수자 남성 6명을 고소한 뒤, 벌금 및 징역 등을 선고받은 5명에 대해서 피해자 치료비 및 정신적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가해 남성 1명은 소재 불명으로 현재 검찰 기소가 중지된 상태다.


박지선 기자 jsp@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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