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 뒤덮은 불법 홍보물‥단속 강화에도 '여전' 단속 피하기 위해 갖은 꼼수 등장하기도
홍보 포스터 도배 차량, 밤새 횡단보도 위 불법주차 지자체들 갖은 노력에도 사라질 기미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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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유흥가에 뿌려진 불법전단지 / 사진=fnDB

도심 유흥가 밤거리가 불법 홍보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기관들은 불법 전단지와 같은 홍보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불법 홍보물을 유포하는 이들은 목적을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내용으로 단속의 손길을 피하는가 하면, 공무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단속 공백 시간'을 이용해 대대적인 불법 홍보를 자행하고 있다.

■진화하는 불법 전단지
유흥가 일대에서 대량으로 유포되는 불법 전단지 제작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다. 지자체의 집중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다.

9일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단속의 1순위인 불법 성매매 업소 전단지는 성인물 사진과 전화번호만 게재할 뿐, 그외의 어떤 내용도 적지 않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다. 특정한 상징과 암시를 통한 홍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단속의 손길이 미치면 "단순한 주점 홍보일 뿐"이라고 발뺌한다.

불법 성매매 업소의 전단지 광고를 집중 단속 중인 지자체 한 관계자는 "불법 전단지 광고 단속이 강화된 이후 성매매라고 특정하기 어려운 광고가 등장했다"며 "이런 경우 야한 그림을 통해 성매매 업소임을 암시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수사와 단속을 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홍보 방식도 한층 다양해졌다.

일례로 부산의 한 유흥가에서는 홍보 포스터로 도배를 한 차량이 횡단보도 한쪽면을 점령하기도 했다. 해당 차량은 유흥가의 유동 인구가 늘어나는 밤 시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지자체 공무원들의 퇴근 시간 이후인 '단속 공백 시간'을 틈타 불법 홍보와 불법 주차를 모두 저지른 셈이다.

해당 지역 인근에 거주 중인 안모씨(32)는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불법 전단지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들이 다니는 횡단보도 위에 홍보물을 붙인 차량을 주차해 놓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며 "어떻게 몇시간씩 몇개월째 이런 방식으로 홍보를 할 수 있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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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한 유흥가.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홍보물을 붙인 차량이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도 위에서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최재성 기자
■지자체들, 단속 강화하지만...
각 지자체들은 이 같은 불법 전단지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민생사법경찰단을 통해 서대문구 창천동, 강서구 화곡본동 등을 중심으로성매매 업소의 불법 전단지 근절에 나섰다. 부산시 역시 거액의 과태료를 물리는가 하면, 유흥업소 밀집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한 '수거 보상제'를 운영 중이다.

수거 보상제는 유흥업소 등의 불법 전단지를 수거해 구청 등에 가져다 주면 일정 액수의 보상금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제도다. 경남 창원시도 한국의 '유흥 1번지'로 불리는 상남동을 중심으로 지난 3월 집중 단속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지자체들의 노력에도 불법 전단지 문제는 좀처럼 해소될rl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몇몇 지자체들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정해진 기간 동안 일정 수의 전단지를 뿌리도록 하는 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는 유흥업소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단속 이후 유흥가에 보이는 불법 전단지의 수가 줄긴 했지만, 아무래도 (배포하는 이들의)생계와 관련된 부분이라 완전히 없애긴 힘들다"며 "단속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계도조치를 취해 근본적인 해결에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