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성매매, 굉장히 위험한 수준

여성 여행 2009/06/25 08:00 꺄르르

한국은 성매매 천국이었지요. 미국 국무부는 한국을 국제 인신매매의 송출국이자 경유국, 최종 도착국이라며 2001년에 ‘인권 침해 3등급 국가’로 판정하기도 하죠. 일본에서 ‘기생관광’도 오고, 기지촌 성 판매 여성을 ‘외화 버는 애국자’라거나 ‘민간 외교관’이라고 칭송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너무 커져버린 성산업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2002년 1월, 군산 성매매 업소 화재로 14명이 숨지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사람들은 성매매 실태에 분노합니다.

 

그리하여 성매매방지법이 16대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됩니다. 그러나 성매매는 여전히 ‘법치국가’에서 일어나고 있지요. 한소리회는 1986년 설립되어 ‘성매매근절’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활동하는 국내 최초 민간단체들의 연합체입니다. 성매매가 끝내는 뿌리 뽑혀 모든 인권이 존중되는 평등한 사회가 되기를 목적하며 ‘하나의 목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죠. 한소리회 한영애 공동대표를 만나 성매매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한국사회 성매매, 굉장히 심각하고 아주 위험한 수준”

 

-한국사회에서 성매매는 어느 정도 상황이라고 보시나요?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봐요. 우리나라 성매매 방지법은 2004년에 만들어졌지만 그 전부터 성문화가 잘못 되어있어 왔고 쉽게 바뀌지 않고 있어요. 오랫동안 성차별 하는 가부장제에서 성매매를 묵인하여 온 데다 여성들에게 들이대면서 남성들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성에 대한 이중 잣대에 80년대 성 산업 활성화가 맞물리면서 성 문화가 아주 위험한 수준까지 왔다고 봐요.

 

예를 들면, 청소년들도 성 구매를 하고 있어요. 남자 어른이 아닌 고등학생들까지 이미 성 구매를 하고 있고, 여자애들도 남성들에게 성을 팔고 있고, 여성들 가운데에서도 성을 구매하는 일이 있고요. 이렇게 간다면 큰 일이죠. 한국 사회 성문화는 성매매를 중심으로 굉장히 문란한 수준까지 갔다고 봐요.

 

-사람들이 성매매의 나쁜 점을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제는 성매매를 하면 안 된다는 인식 수준은 있는데, 성매매가 정말 범죄다, 특히 여성 인권에 대한 폭력이고 인권무시라는 인식은 아직 적은 듯싶어요. 다들 성매매를 그냥 재미로, 남들도 하니까, 접대문화에서 관행처럼 해오는 습관이니까, 이런 이유를 대면서 여전히 하고 있죠. 특히 남성들은 성매매를 문제라고 느끼지 않고 있어요. 걸리면 재수 없게 걸렸다고 생각하죠.

 

남성들 인식이 달라지려면 가장 중요한 게 법과 제도 정비고, 처벌 강화예요. 고위 공직자들의 성매매는 드러나지도 않고, 드러나도 처벌 되지 않고 있잖아요. 보통 성 매수 남자들의 경우 존스쿨이라고해서 8시간 교육을 받으면 끝나요. 다들 8시간만 비비면 된다고 생각하죠. 처벌을 강화하라는 건, 국가가 성구매자나 성판매자를 중심으로 처벌을 하지 말고 업주들을 중심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효과가 있을 거예요.

 

성매매로 큰 이익을 얻는 자들은 알선업자나 업주들이거든요. 그 사람들이 힘을 가지고 피해여성을 착취하는 거죠. 그들은 돈이 있기 때문에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나 정치권 사람들과 다 통하고, 쉽게 다 빠져나가고 있어요. 성매매는 피해여성이 문제가 아니라 업주가 문제고 성 산업이 문제에요. 이들을 철저하게 단속할 때,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강희락 경찰청장과 강청장의 성매매알선행위 및 성매매 관련 발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에서 사회단체회원들이 사퇴를 촉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유성호

 

지금보다 처벌을 강화해야 하고, 한편에서는 홍보와 교육이 필요해요. 교육을 하여 성매매가 폭력이라는 걸 알려야 하고, 사회의식과 사람들 인식을 개선해야겠죠. 이 두 가지를 같이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고위 공직자들의 여러 행각에서 성매매가 뿌리 깊은 걸 알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고위공직자들이 여성을 비하하는 많은 발언이 있었지요. 그 자체가 여성의 인권 유린이자 여성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죠. 가부장제 핵심이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잖아요. 남성의 권리나 인권은 생각해도 여성의 권리나 인권은 생각하지 않죠. 여성을 인간으로서 대우하지 않고 섹스 도구로, 아이 낳는 기계로 볼 뿐이에요.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죠. 특히, 고위공직자거나 남성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고 봐요. 그러니 성매매와 더 연관이 되는 거죠.

 

“성매매는 불법일뿐더러 인간의 몸을 사는 건 인신매매, 자기기만이자 자기 분열시키는 것”

 

-남성들 생각이 달라져야 할 텐데, 남성들과 나누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남성들은 우선 쾌락 때문에, 또는 호기심, 남들도 하니까, 회사 접대문화라서 어쩔 수 없이 한다고 해요. 하지만 사실 성매매는 인권유린이고 인신매매에요. 타인의 몸을 사는 거 자체가 자기 기만하는 거라고 봐요. 성(性)이라는 건 마음심 변에 날생(生)이에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될 때 진정한 성이 이뤄질 수 있어요. 그런데 성매매를 하면 마음 따로 몸 따로가 되는데, 이것은 자기를 분열시키는 거죠.

 

남성들이 성매매하는 여성을 사랑하거나 정신합일이나 정서교감이 있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따라서 성구매자도 궁극적으로 피해자가 되는 거예요. 성매매는 불법일 뿐더러 불법이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몸을 사는 건 인신매매고, 자기를 분열시키는 거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의식이 생기면 성매매를 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성매매에 대해 일찍부터 제도권에서 교육을 해야겠습니다.

저희는 어릴 때부터 학교 교육 안에서 양성평등과 성 교육을 해야 된다고 봐요. 좁은 개념의 성이 아닌 넓은 개념의 성으로 접근해서 제대로 된 성 교육이 이뤄져야겠죠. 초등학교 때부터 남성과 여성이 어떻게 하면 평등하게 살 수 있을지 교육을 해야 될 거 같고, 중고등학교 때는 성매매 피해교육을 해야겠죠. 중고등학교 때 가출을 한 여성들이 보통 성매매에 많이 유입되거든요. 남성들에겐 성매매가 상대에게도 피해가 되고, 자기에게도 피해가 된다는 걸 알려야겠죠. 성매매가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거라는 가르쳐야 돼요.

10대들이 성적결정권과 성 평등의식이 갖출 수 있도록 사회는 관심가져야겠죠. 영화 <나쁜 영화> @대우시네마

 

일부지역에서는 이러한 성교육을 이미 하고 있어요. 저는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데,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지원을 해줘서 성매매 예방교육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렇게 예방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고 좋은 변화이지만 조금 늦은 감이 들어요. 조금 당겨서 중학교 1, 2학년부터 성매매 폐해라든지 문제점을 교육했으면 해요. 또 요즘은 인터넷으로 성매매가 많이 이뤄지고 청소년들이 거기에 노출되는데, 이것에 대한 교육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성매매는 사람의 본성이라며 공창제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매매 방지법이 생겨도 성매매가 없어지지 않으니까 성매매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며 허용하자는 사람들도 있어요. 똑같은 논리로 오래전부터 살인은 있어 왔고 도둑질도 있어 왔어요. 법으로 막으려 해도 근절되지 않았지요. 사형을 시키고, 아무리 막으려 해도 살인은 일어나고 도둑질이 벌어져요. 그렇다고 살인과 도둑질이 인간의 본성이니 해야 되는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태초부터 있었다고 살인과 도둑질을 합법화 시킬 수 없듯이 성매매를 합법화시킬 순 없어요. 아무리 살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도 살인이 딱 없어지지 않듯 성매매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성매매를 줄이려고 하지 않거나 반대하지 않으면 안 되죠. 근절되지 않으니까 아예 공창제로 가거나 합법화하자고 하면 안 돼요. 절대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성매매는 인신매매라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네요.

 

살인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합법화하자고 하지 않는다. 성매매는 인간에 대한 폭력!

 

성매매는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그 동안 윤락에서 매춘, 매매춘, 성매매로 표현이 계속 바뀐 듯 사람들 의식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아직 ‘성 판매 여성’에 대한 표현도 논쟁에 있습니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성매매 피해 여성이라며 성매매를 반대하고, 자유주의 페미니즘은 성 판매 여성을 성 노동자로 보며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죠. 여기에 “성매매 방지법은 남성 인권 침해, 성매매를 금지하면 강간이 증가하므로 성매매허용은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남성들의 항의가 보태지죠.

 

성 판매 여성들의 선택을 존중해야겠지만 분명 성별화된 사회 구조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강제된 동의’입니다. 성 판매 여성들이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면 자신이 그만두고 싶을 때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감시와 감금, 폭력에 시달리며, 그만두려면 목숨을 건 탈출을 해야 합니다. 또한 성매매 여성들이 있어야 성폭력이 줄어든다는데 세계 여러 나라들을 보면 성매매를 강력히 규제하는 나라보다 성매매가 손쉬운 나라에서 성폭력 발생 비율이 높습니다.

변종 성매매가 넘쳐나고 있고, 사람들에게 동물이 되라며 꼬드기고 있다 @오마이뉴스 유재국

 

성 판매 여성이 돈을 많이 벌며, 가난하기 때문에 성 판매를 한다는 얘기도 있죠. 그러나 대부분의 부는 업주들이 가져가며, 여성이 성산업에 있는 것은 그녀가 가난해서라기보다는 ‘여성이기 때문’이죠. 가난하지 않은 여성도 인신매매를 당해 성 판매 여성이 되니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이 파는 것은 몸이지 성이 아닙니다. 그러나 여성의 몸은 그자체로 성으로 여기며, 여성의 성은 팔거나 팔리는 상품이 되죠. 가부장 사회에서 성을 자원으로 갖지 않은 여성은 거의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성매매는 젠더 문제 말고도 여러 사회 문제들을 드러냅니다. 인신매매, 여성의 가족부양, 소비 자본의 욕망, 강력한 가족주의, 가족 내 성폭력, 10대 청소녀들에 대한 남성들의 탐욕, 가출 청소년이나 성 판매 여성을 도와주는 사회복지 체제의 허술함에서 빚어지는 남성과 여성, 여성과 여성 사이 계급차이를 보여주죠. 한가지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겹쳐있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봐야 그나마 실체를 알 수 있는 문제죠.

 

문제는 한국 사회 성 산업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성 산업 종사 여성은 2003년 여성부 조사에서 33만 명(20~30대 취업 여성의 8%), 2001년 기지촌 여성운동 단체 새움터 조사에서 73만 명, 1998년 한국여성개발원조사에서 51만 명이나 됩니다. 산업 규모는 연 24조원, 국내 총생산의 4.1%로 농업과 어업이 차지하는 총생산 4.4%와 비슷합니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일그러져 있고 성 산업이 암처럼 번져있음을 알려주는 지표들이죠.

 

더 놀라운 것은 성 구매 남성 추정치에요. 한 성매매 업소에 하루 평균 성구매자 수와 여성 한 사람에 하루 평균 구매 남성수를 헤아릴 때, 성 구매 남성은 93,950,000명이라고 나왔습니다. 나이를 따지지 않고 0살부터 100살 사이 모든 남성이 1년에 약 3.8회 정도 성 구매를 한다는 통계죠. 성매매집결지를 비롯해서 수많은 변종 성 매매 업소가 들끓고 있는 한국에서 성은 가격차와 품질이 다양해지는 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되지 않았고, 노예제도가 갑자기 없어지지 않듯 성매매도 순식간에 사라지지 않겠죠. 그러나 자신부터 변하고 사회구조가 달라지고 성 평등의식이 퍼진다면, 성매매는 줄어듭니다. 성을 파는 여성은 더럽다고 손가락질하면서 지퍼를 함부로 내리는 남성에겐 한없이 너그럽습니다. 성에 대한 이중성을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성매매는 인간에 대한 폭력입니다. 성매매 없는 건강사회를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