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매매의 실태①

10대 성매매여성의 절반이 여중생

크리스천투데이 [2009-06-10 10:26]


“여보세요. 거기 1366이죠?”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찾아가서 말씀드리면 안 될까요?”

어린 음성의 조금은 당돌한 아이들의 전화를 받고 얼마 후, 그 아이들이 직접 우리 기관을 찾아왔다. 앳된 얼굴의 아직 솜털이 보송한 여고생으로 보이는 두 아이들은 주저하면서 말을 하지 못한다. 기초상담지의 기록조차 마다하는 두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소리.

“여기서도 사후피임약을 주나요?”

자초지종을 들은 필자는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아이들은 여고 1학년을 다니다 자퇴를 하고 지금은 집을 나와 한 유흥업소(노래방 도우미)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남자 친구와 성관계를 가졌는데, 임신을 한 것 같아 사후피임약을 얻으려고 1366(인천여성긴급전화-편집자 주)을 찾아왔단다.

요란한 손톱에 눈썹과 머리를 붙인 이 아이들은 마치 쌍둥이처럼 외모도 말씨도 비슷했다. 가출한 경위와 성관계 상대를 물으며 사후피임약은 줄 수 없다고 하자 두 아이들은 벌떡 일어나 문을 쾅하고 닫으며 심한 욕설을 하고선 바람처럼 가버렸다.

둔탁하고 무거운 몽둥이로 맞은 것처럼 한 동안 멍하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성맹(性盲)문화, 백치적 성문화. 아무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는 성의식 문제를 고민하게 된 사건이었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노동은 물론 사회생활의 모든 부분을 상품가치로 전환했으며, 인간의 성까지도 상품화시켰다. 인격적인 부분이어야 할 성이 상업적인 전략에 의해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은 스트레스 해소에서부터 사교, 오락, 유흥, 퇴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용된다. 또한 성은 인간의 가장 감각적인 부분을 자극해 소비를 촉진시키려는 상품광고의 상업주의와 결합해 소비전략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성매매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심각한 청소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부 보고서 및 조사에 따르면 매춘에 종사하는 여성은 대략 150만 명을 넘어 서고, 10대 윤락녀의 절반이 여중생이라고 한다. 청소년 성매매가 좀처럼 줄지 않고 연령도 낮아지고 있는 것은 성 정체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나이인 어린 청소년들이 인터넷 등 유해매체에 너무나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IMF 이후 향락업소가 급증했고, 실업과 가출이 이들 향락산업에 유입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청소년 성매매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것이 과거 유흥업소 출입과 같은 고전적인 방식이 아니라는 데 있다. 청소년들은 각종 스포츠신문과 오락잡지의 안내광고를 보거나 길거리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성매매 유인 정보지를 주워, 간단한 절차를 거쳐 원하는 경로를 얻는다. 무료전화 한 통이면 너무나 쉽게 상대를 기다리는 남성과 연결되고 있다. 중개인 소개 없이 직접 상대방과 통화한 뒤 ‘전화방’이나 ‘남성 휴게실’ 같은 곳에서 은밀히 만난다.

‘폰팅’도 있다. 대략 3만원 정도의 회비를 내고 150분 가량 통화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전국 어디에서든 업소로 전화를 하면 불특정 다수의 상대들과 컴퓨터 전환매개 장치를 통해 연결되고, 일대일의 은밀한 통화를 거쳐 상대방과 만날 약속을 잡는다.

그러나 요즘엔 인터넷이 대세다. 인터넷을 이용해 모든 절차를 직접 해결한다. 이처럼 최근 청소년 성매매가 인터넷을 이용, 은밀하고 사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청소년 성매매는 전통적인 성매매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속>

*이 글은 ‘인천여성긴급전화 1366’의 홍연표 소장이 주안장로교회보(報)에 기고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