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따라 갔다가 6개월간 성매매 소녀 "왜 이제 왔어요"
2009년 11월 17일 (화) 진영원 기자 dada@idomin.com
지난해 11월 말 친구 사이인 ㄱ(16)양과 ㄴ(17)양은 평소 알고 지내던 ㄷ(17)군에게 전화를 받았다. '바람이나 쐬러 부산에 놀러가자'는 제의였다. ㄷ군을 따라나선 두 친구는 그 길로 부산의 한 모텔에 감금돼 여섯 달 동안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지옥 같은 세월을 보냈다.

함정이었다. ㄷ군은 보험사기에 가담해 도피자금이 필요했던 ㄹ(21)씨와 ㅁ(22)씨의 사주를 받고 성매매 대상자를 물색하다가 1년 전부터 알고 지냈던 ㄱ양과 ㄴ양을 불러냈다.

ㄹ씨 등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ㄱ·ㄴ양과 주변 인물의 인적사항으로 만든 아이디로 수십 개 채팅방을 만들어 놓고 '1회 10만 원, 조건 만남' 등에 응하는 남성을 이들과 만나게 했다. 성매매를 알선한 것이다.

이들은 숙박모텔과 성매매 모텔 2군데를 잡아 놓고 많게는 하루에 다섯 차례씩 성매매를 강요했다. 한 차례 10만 원씩 들어오는 돈은 꼬박꼬박 ㄹ씨 일당에게 갖다 바쳐야 했다. 한 번은 8만 원을 주고 2만 원을 숨겨 놓았다가 들키자 온갖 욕설과 협박, 폭행을 당했다. 1월에는 도망가다 잡혀 또 폭행을 당했다. 심지어는 병에 걸려 병원 치료를 받을 때도 성매매를 강요당했다.

도피자금 마련에만 혈안이 된 ㄹ씨 일당에게 제발 그만 하라는 피해자의 절규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ㄹ씨와 ㅁ씨는 지난해 11월 33명이 구속된 보험사기단에 가담했던 것이다.

구속된 3명을 면회갔다가 '조사서 보니까 너희도 잡힐 것 같더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유흥비 등을 마련하려고 교통사고가 잦은 장소에 대기하고 있다가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골라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1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내다 덜미가 잡혔다.

구속을 피하려면 도망을 가야 했고 도망가자니 돈이 필요했다. 알고 지내던 ㄷ군과 만나 '사업'을 논의하다가 인터넷 성매매를 하자고 낙찰을 봤다.

경찰이 들이닥쳐 자유의 몸이 된 ㄱ양은 경찰에게 "왜 이제 왔냐"며 오히려 원망을 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성매매가 이뤄지는데 경찰에 잡히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렇듯 손쉽게 범죄의 수단이 된 것은 가출 때문이었다. 가출한 여성 청소년은 손쉽게 각종 범죄의 먹이가 된다.

ㄱ양과 ㄴ양이 ㄷ군을 알게 된 것은 2007년 가출하면서 사귀게 된 친구 때문이었고 이번 사건 때에도 ㄴ양은 가출한 상태였다. 장기간 가출이었지만 부모들은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 이전에 가출했다가 집에 돌아온 전력이 있고 스스로 "아는 사람 집에 잘 있다"고 전화 통화도 했다. 물론 ㄹ씨 일당이 감시하고 있어서 거짓말을 한 것이다.

ㄹ씨 일당은 이들이 주거지가 절실하다는 점을 이용해 '조금만 더 해주면 원룸을 사 주겠다'고 적극적으로 회유하기도 했다.

경남지방경찰청 오동욱 광역수사대장은 "대학 수능시험이 끝나 청소년이 심리적인 해방감 때문에 자칫 탈선을 할 수 있다"면서 "특히 여성은 한때 실수가 스스로 범죄 소굴로 들어가는 잘못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청소년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남성의 전화번호 등을 파악해 입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