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꼬리잡힌 강남 유흥업계 '큰손'


강남과 북창동에서 대형 유흥주점을 운영하며 수십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21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모(38)씨는 강남 유흥업계 `큰손'으로 통한다.

이씨는 2000년 중구 북창동에 유흥업소를 열고서 최근까지 업소 13곳을 운영하면서 305억8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이를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수법으로 세금 42억6천여만원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호남지역 모 대학 학생회장 출신인 이씨가 북창동 유흥업소 밀집지역에 발을 들인 건 1997년. 이른바 `삐끼'로 불리는 호객꾼으로 일하면서 유흥업계와 경찰의 공생관계를 학습한 이씨는 3년 만인 2000년에 북창동에서 업소를 독자적으로 개업했다. 2003년에는 송파구 방이동에 `북창동식' 유흥주점 2곳을 차리는 등 영역을 강남으로 확대했다. 술자리에서 유사성매매 등을 하는 `북창동식' 영업을 도입한 이들 업소는 나날이 번창했고, 이씨는 어느새 대형 유흥업소 5곳을 소유했고 2005년에는 강남 한복판에 13번째 업소를 개업했다.

이씨 업소는 A∼D코스를 마련해 유사성행위부터 성행위까지 손님이 원하는 방식대로 여종업원에게 주문할 수 있도록 한 게 고속성장의 비결이었다.

최근 5년간 매출액 3천600억원을 기록하고 순익 300억원을 챙긴 이씨는 `벤틀리' `벤츠' `아우디' 등 외제차를 여러 대 굴렸다. 65평 반포동 고급빌라, 47평 광장동 아파트, 40평 동부이촌동 아파트 등을 장인과 처제 명의로 사들였고 매달 한 차례 이상 마카오, 홍콩, 호주, 일본 등으로 국외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면서도 유흥업소뿐 아니라 동산, 부동산 통틀어 본인 명의 재산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수사기관과 국세청 조사에 철저히 대비했다.

2007년에는 경찰에 불법 영업이 적발돼 바지사장 등 주변 인물 20명이 기소됐지만 이씨 자신은 해당 유흥주점 실소유주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처벌을 피했다.

`관처리(로비)'에 능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가 처벌을 면한 것은 경찰 등 공무원의 비호 덕분이라는 소문이 유흥업계에 파다했다.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며 영역을 급속도로 확장해가던 이씨의 꼬리가 밟힌 것은 지난 3월. 경찰이 가출한 이모(18)양 실종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양이 이씨의 업소에서 성매매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때도 명의사장을 내세워 자신은 실제 업주가 아니라고 주장해 일단 풀려나는 데는 성공했지만 끈질긴 경찰 수사에 `은폐망'이 걷히면서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업소마다 바지사장을 두고 자금관리인을 고용한 것은 물론, 차명계좌 70여개를 만들고 식자재 납품업자로 위장해 매출 장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305억8천여만원의 불법 수익, 42억6천여만원의 세금 탈루액을 파악했으나 이씨가 2000년부터 유흥업소를 운영해 온 점을 고려하면 불법 수익은 고발액수의10배 이상 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