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자연 편지 50통 공개 “31명에 100번 이상 접대”
SBS 보도…연예계·대기업·연론계 인사 등 포함
한겨레 김민경 기자기자블로그
» 고 장자연씨가 숨지기 전 지인에게 보낸 편지. 편지에는 “연예계와 대기업 등의 남성 31명에게 100번 넘게 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에스비에스>화면 갈무리
지난 2009년 ‘연예계 성접대 비리’를 폭로하고 자살한 장자연(29)씨가 숨지기 전 지인에게 보낸 수십통의 편지를 통해 “연예계와 대기업 등의 남성 31명에게 100번 넘게 접대를 했다”고 밝혔다고 <에스비에스>(SBS)가 6일 보도했다.

에스비에스는 장씨가 2005년부터 숨지기 직전까지 한 지인에게 보낸 50여통(230여쪽)의 편지를 확보했으며, 이 편지들에서 자신이 접대한 31명의 직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장씨는 편지를 통해 김아무개씨의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을 즈음인 2007년 10월 이후에 ‘술접대’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접대 대상으로 열거한 남성들은 연예기획사와 제작사 관계자뿐 아니라 대기업, 금융기관, 언론사 관계자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고 장자연씨
장씨의 편지에는 “새 옷으로 바뀔 때면, 또다른 악마들을 만나야 한다”, “회사도 아닌 3층 접견실, 그리고 삼성동, 신사동, 청담동, 수원 인계동 등의 가라오케와 룸살롱에서 접대를 했다”, “이런 식으로 이용해서 술접대, 성상납 그걸 받게 하고”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장씨는 이와 함께 “오라면 가라면 벗으라면 그렇게 한 것이 수십번도 아닌 100번도 넘는다”고 밝혔다.

장씨는 편지에서 “엄마 아빠 제삿날도 챙기지도 못한 나쁜년인데”, “미친 변태 날 너무 잔인하게 노리개처럼” 등으로 괴로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장씨는 “무명에 가까운 내가 죽어버린다고 세상이 눈 하나 깜빡하겠어”, “내가 잘못된다면 이 사람들 모두 꼭 복수해줘. 부탁해” 등 자신의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을 적었다.

장씨는 2009년 3월 경기도 성남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그 뒤 술접대와 성상납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가 나와 경찰과 검찰이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검찰은 강요죄 공범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장씨 유족들이 고소한 <조선일보> 고위임원, 기업인, 드라마 감독 등 유력인사들을 한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다만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아무개(42)씨와 전 매니저 유아무개(31)씨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 명령을 선고받았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