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피해 상담' 게시물 부착 의무, 대부분 안 지켜

 

 

오후 4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분수광장. 여성단체 간부들이 모여 '작전'을 짜고 있었다. 아무리 해도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자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상남동 일대에 '성매매 피해 상담 게시물'을 부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유흥업소는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에 따라 "성매매와 관련한 선불금이 법적으로 무효"라는 사실과 "성매매 피해 상담소의 연락처" 등을 담은 게시물을 부착해야 한다. 이 법은 지난 2월 개정되었고,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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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개정에 따라 유흥업소에서는 2일부터 '성매매 피해 상담소의 업무와 연락처' 등을 게시해 놓아야 한다. 최갑순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장과 박정연 해바라기쉼자리 대표, 박선애 YMCA 부설 경남여성인권센터 소장는 이날 오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 모여 상남동 일대 유흥업소에 게시물을 부착해 놓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논의를 하고 있다.

 

게시물을 부착하지 않은 업소에게는 150만 원(1회)·300만 원(2회)·500만 원(3회)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성매매 피해자들은 법률·의료·자활지원 등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법에 규정해 놓았다.

 

여성가족부는 법 시행에 따라 게시물의 크기와 모양, 재질, 장소 등을 정했다. 여성가족부가 예시한 게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매매는 불법입니다. 따라서 성매매와 관련된 채권·채무관계(선불금·사채·이자 등)는 법적으로 무효입니다. 성매매피해상담소(비밀보장·신변보호·현장출동·의료법률서비스 제공)(해당 유흥주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상담소 연락처). 여성긴급전화-국번없이 1366."

 

최근 몇 년 사이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성매매 강요와 고리사채 등으로 연이어 자살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법이 개정된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게시물 부착으로 많은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상담·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성활동가 조사 나서... 유흥업소 게시물 부착 몰라

 

최갑순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장과 박정연 해바라기쉼자리 대표, 박선애 YMCA 부설 경남여성인권센터 소장 등이 게시물 부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창원 상남동·중앙동 일대는 유흥업소 밀집지역이다. 지난해 이곳에서는 노래방 도우미가 성구매자한테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성단체들은 그동안 창원시·창원중부경찰서 등에 성매매 근절 대책을 촉구해 오기도 했다.

 

게시물을 얼마나 부착했을까. 여성 활동가들이 이날 확인해보니 게시물을 부착한 유흥업소는 한 곳도 없었다. 최갑순 소장은 "어떻게 게시물을 부착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말이냐, 업주의 잘못도 있지만, 창원시가 제대로 안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 활동가들은 이날 오후 커피숍에서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지회 창원지부 이종욱 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지부장은 "법이 개정되어 게시물을 부착해야 하는 줄 모르고 있었다, 대부분 업주들이 모를 것이다, 저도 얼마 전에 중앙회에서 연락이 와서 서울까지 가서 교육을 받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옛 창원시 구역에만 1500여 개의 유흥업소가 가입해 있는데, 중앙회에서 교육을 받고서야 게시물을 단체로 주문해 놓았다"면서 "그런데 창원시에서는 아직 아무런 안내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첫날부터 여성단체에서 바로 단속에 들어간다고 하니 몇몇 업주들은 창원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시, 법시행 하루 전 안내공문 보내

 

창원시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을까. 창원시는 법 시행 하루 전날에야 공문을 각 업소에 보낸 것이다.

 

창원시 성산구청 위생계 담당자는 "어제(1일) 각 업소에 게시물을 부착하라는 안내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왜 안내 공문 발송이 늦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며칠 전에 업무를 맡았다. 지난 2월에 법이 개정되었는데 잘 알지 못했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