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지난 2012년 10월께 100만원대 고액 성매매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경찰의 관련 내사 착수를 알린 본지 '기획사와 결합한 성매매 등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된 직후 인터넷이 떠들썩했습니다.

당시 기자는 이 기사를 보도한 직후 유흥업계 종사자들의 항의 전화 수십 통을 받았는데, 특히 '발신번호 표시 제한'으로 전화를 건 한 남성이 기억이 남습니다.

자신을 해당 성매매를 기획한 인물과 가까운 사이라고 밝힌 그는 '기획사와 결합한 성매매' 보도 이후 해당 고액 성매매 업주는 오히려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이 성매매 조직은 소위 '최상급 고객(VVIP)'을 모집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는데, 이 기사가 보도된 직후 고액 성매매 회원을 순식간에 끌어모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경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소수의 회원제로 은밀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단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사진 제공=서울 수서경찰서]

그는 또 고액 성매매가 일종의 사기 수법라고 했습니다. 고액 성매매에 나서는 여성 가운데 실제 현직 모델 등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유명 연예인과 닮은 연예인 지망생 등을 해당 연예인이라고 속여 광고해 영업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VVIP는 이런 연예인 닮은꼴 일반인들과 2시간 가량을 보내는 데 기꺼이 50만~100만원을 쓰고, 그 여성이 모델 등 연예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더라도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그는 친절히 설명했습니다.

그는 특히 이런 컨셉트를 따라한 고액 성매매 업소들이 앞으로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죠.

며칠 뒤 그의 예언(?)대로 각종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는 이를 따라한 고액 성매매 업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한달 후에는 서울 강남 지역에만 10여개 조직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고액 성매매 단속은 업소가 생겨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특정 계층의 회원을 단기간 모집해 은밀히 고급 호텔에서 이뤄지는 성매매를 단속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고액 성매매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달 초 연예인 지망생 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 수억원을 챙긴 업주 A(33) 등 2명이 구속되고,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바지사장, 성매매 여성, 성매수 남성 등 34명이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연예인 지망생 등 여성 165명을 모집, 강남 유명 호텔 10여곳에서 1인당 성매매 대금 30만∼7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해 총 6억여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성매매 여성들의 경력과 미모에 따라 수익금을 다르게 지급했으며, 성매수남들은 기업 임원과 IT전문직 등에 종사하는 고소득자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남에서만 수많은 고액 성매매 업체가 영업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도 광고하지 않고, 기존 VVIP 고객을 통해 알음알음 회원을 모집한 뒤 각종 서비스와 할인혜택으로 회원과의 유대를 쌓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은 앞으로 고액 성매매 등 단속을 피하기 위한 변종 성매매업소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람직한 것이고, 당연히 그래야 겠지요.

다만 이에 대해 한 유흥업계 관계자가 말한 내용은 좀 찜찜하네요.

"경찰 단속이요? 글쎄요…. 고액 성매매를 하려는 VVIP가 셀 수 없이 많은 상황에서 고액 성매매가 사라질 수 있을까요? 고액 성매매 조직이 몇 군데 경찰에 단속되면 그들은 더욱 더 은밀한 방법으로 성매매 알선을 하겠죠."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