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통영 티켓다방 성매매 여성 자살 사건 그 이후
경찰, 업주와 유착? 수사 안 하나 못 하나
입력 2015-01-30 10:41:44 | 수정 2015-02-03 오전 9:58:00
 

난해 11월 경남 통영에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경찰의 함정 단속으로 티켓다방 종업원이 모텔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지 석 달이 지났다.

당시 이 사건은 성매매 관련 단체의 거센 분노를 일으켰다. 2000년대 초 성매매 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성매매 여성들이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돼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됐다. 이후 성매매에 대한 경찰 단속은 전담반이 편성되기도 하면서 법 집행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후 정부가 근절해야 할 주요 사회악에서 성매매가 배제되면서 경찰 당국의 실적에 의한 단속은 아닌지 의심된다. 경남 통영 사건에서도 보듯 경찰은 성매매에 대한 기본 지침이나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의구심이 든다. 아니 제대로 된 지침이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성매매 여성 한 명을 단속하기 위해 도경 단위의 6명이나 되는 경찰이 동원된 점과 수사권이 없는 생활질서계에서 단속을 나가면서 여경을 대동하지 않은 점, 그리고 성매매 여성의 특수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현행범으로 검거할 당시의 경찰 태도 등은 석연찮다. 혹시라도 있을 피해자의 자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안이한 경찰의 인식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이 사건은 경찰 당국의 안이한 단속으로 발생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의 극단을 보여준 사례다. 그동안 성매매 관련 단체에서는 현행 성매매에 대한 단속과 조사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가 있음을 여러 차례 지적해 왔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국은 외면했고 함정 단속이라는 손쉬운 카드를 썼다. 통영 사건은 성매매 단속의 대상을 업주나 구매남이 아니라 가장 취약한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발생한 극단의 인권침해 사건이다. 사건 발생 후 전국의 성매매 관련 단체에서는 그동안 정부나 경찰의 성매매 인식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우려하던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의 함정 단속으로 성매매 여성이 사망했는데도 현재까지 피해자 유족에 대한 사과나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은 함정 단속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경찰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티켓다방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차를 배달하는 것으로 위장해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것을 경찰도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도 업주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나 구매남에 대한 단속보다 함정 단속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성매매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단속한 것은 무언가 말 못 할 경찰의 속사정이 있는지 경찰 당국의 해명이 필요하다.

더구나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알선업자인 업주와 성 매수남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의지의 문제다. 티켓다방은 현행법상 행정적으로 강력한 단속이 가능하다. 경찰 당국은 성매매를 남성의 성욕구 문제로, 또는 근절 불가능한 범죄라는 이유로 사실상 묵인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성매매의 근절은 성매매 제로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강력한 법 집행으로 그동안 경찰과 업주의 유착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떨쳐버려야 한다. 이것이 현재 외할아버지 손에 양육되고 있는 사망한 피해 여성의 딸에 대한 당국과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