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성매매 단속 때 '티켓다방' 20대 여성이 모텔에서 투신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여성단체들은 몇 년 전부터 통영의 '신·변종 성매매 실태조사'를 벌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방경찰청과 통영경찰서는 지난 11월 25일 통영 일대에서 성매매 단속을 벌였다. 경찰이 함정수사를 벌이는 가운데 티켓다방 여성(24)이 모텔 6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이 여성한테는 7살 난 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 안타까움을 주었고 장례는 지난 11월 28일 치러졌다.

그 뒤 경남여성단체연합 김윤자 대표와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조영숙 소장 등 여성단체 인사들은 12월 1일 백승엽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간담회를 갖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이날 오후 여성이 추락했던 통영 모텔에서는 경찰의 현장검증이 실시되었다.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여성단체 회원 40여 명은 경찰의 함정단속에 항의하며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여성단체들은 "함정단속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꺼내들어 여성만을 적발하는 방식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알선업자를 적발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들은 경찰에 대해 '성매수 남성의 단속과 처벌', '전담인력 배치', '재발방지대책'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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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성매매 단속 때 모텔에서 추락해 사망했던 티켓다방 여성과 관련해 경찰의 현장검증이 지난 1일 통영에서 벌어지자 여성단체 회원들이 경찰의 함정단속 등에 항의하며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 경남여성인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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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실태조사 벌여 ... '행정력 부재' 등 지적

이런 가운데,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지난 2010년 12월에  '통영지역 신․변종 성매매 실태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롭게 관심을 끈다. 당시에도 '티켓다방'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것이다.

상담소는 당시 '행정력 부재'를 지적했다. 상담소는 "다방은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되고, '티켓다방'은 순수한 차를 배달하며 영업하는 곳이 아니라 종업원들이 성매매를 하기 위해 대기하는 곳으로 봐야 하며, 시간당 티켓을 끊어서 종업원들이 성매구자가 원하는 곳으로 차를 배달하듯이 성매매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담소는 "행정당국의 무관심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 대낮에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며 "왜곡된 성문화를 조장하는 불법광고물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이에 대한 행정단국의 단속은 거의 전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통영지역 특징에 대해 상담소는 "전통적으로 항구도시로서 유흥업 밀집 지역이 있고, 숙박업소도 밀집되어 있으며, 항구도시의 특성상 티켓다방도 성업 중"이라며 "통영은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수산업이 발달하고, 이와 함께 성매매도 함께 번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티켓다방에 대해, 상담소는 "표면적으로는 차를 파는 것으로 등록해 영업하고, 차를 배달하기 위해 여성을 고용하며, 거의 모든 업소가 2차(성매매)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실태조사에서는 관련 업소가 90개로 파악되었다. 특히 바닷가에 인접한 지역에 밀집하는 현상을 보였다. 또 등록된 업소는 영업장은 폐쇄한 채 전화번호만 사용하면서 성매매를 했다.

종업원들의 진술을 근거로 했는데 2곳만 '2차'를 하지 않았다. 2차 비용은 거의 모든 업소가 시간당 15만원 내외였고, 섬이나 장거리 출장일 경우나 1박할 경우에는 50만원을 받고 있었다. 종업원 수는 대개 티켓다방 1곳당 2~3명을 두고 있었다.

종업원의 연령은 20대가 84%를 차지했는데 상담소는 "미성년자도 성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금 지급 방법은 거의 현금이고 40여 개 업소가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었으며 2차 장소는 주로 숙박업소였다.

상담소는 "업소에서 일한 경력으로 볼 때 미성년자 시절부터 이미 티켓다방에 유입되었다는 추정이 가능했다"며 "업소에서 숙식을 제공하거나 출퇴근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상담소는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조사하기 전 짐작은 했지만 거의 대부분 2차를 한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고 업소 여성들은 실제로 돈이 벌어지지 않는데도 업소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며 "업소에 대해서는 위법을 했을 때 처벌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 사법기관과 행정당국의 인허가와 사후 단속 의지가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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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의 성매매 단속 때 모텔에서 추락해 사망했던 티켓다방 여성과 관련해 경찰의 현장검증이 지난 1일 통영에서 벌어지자 여성단체 회원들이 경찰의 함정단속 등에 항의하며 피켓을 들고 서있는 가운데 일부 여성은 국화꽃을 갖다 놓았다.
ⓒ 경남여성인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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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지적했지만 별로 개선되지 않아"

당시 실태조사를 벌였던 최갑순 전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장은 "추상적으로만 파악된 티켓다방의 영업 형태와 실태를 전수조사, 직접조사 하는 방식을 통해서 조사하게 되어 의미가 있었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이 개선되지 않는 한 여성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문화는 개선되지 않고, 왜곡된 성문화 속에서는 단속기관의 의지와 행정력이 담보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영숙 경남여성인권상담소장은 "통영의 티켓다방 영업의 문제점에 대해 4년전 이미 지적했지만 지금까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며 "경찰의 함정단속도 문제지만, 국가 차원으로 전담팀 배치 등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유은혜 통영YWCA 성폭력상담소장은 "통영은 티켓다방 영업이 성행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그동안 단속도 미흡했다"며 "11월 말부터 12월 초 사이 경찰과 합동으로 '성매매 방지 거리캠페인'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사건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뱃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근본적으로 여성의 몸을 사고 파는 물건으로 생각하면 안되고 하나의 인격체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