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최창현 기자 = 2004년 3월 성매매 방지법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지 올해로 10년째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10돌을 맞는 지금 사법당국은 일부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성을 사고팔았다간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고 성매매 피해자에 대한 구제지원 시스템 등도 갖췄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몇가지 성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자체가 줄었는가는 의문부호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성매매특별법으로 오히려 음성적 성매매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성매매방지 특별법 발효 후 여성의 인권개선효과 등 성과를 거뒀지만 단속을 피해 주택가로 들어온 변종 성매매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불러왔다.

대구지역 성매매 문제를 중심으로 4회에 걸쳐 '커피숍보다 많은 성매매업소(뉴시스 9월3일자 보도)' '탈출구 없는 성매매업소 여성들' '대구의 대표 전통형 집결지(집창촌) 자갈마당' ' 성매매에 대한 인식'을 다루고 해결책을 짚어본다. - 편집자 주 -

"잠자는 시간만 빼고 나머지는 근무시간이었다. 긴 밤이 많은 날은 잠 잘 시간이 없었다. 주말에는 손님이 많아 잠을 거의 못 잘 때도 많았다. 일 하다가 졸면 업주들이 소리를 지르고 욕하고… 그 소리에 다른 업주들이 몰려와 구경꺼리가 되곤 했다"

"붉은 해가 떨어지는 저녁 7시께가 되면 여인숙 집결지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각자의 영업구역으로 출근을 한다. 여인숙 입구부터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 곳곳에는 각 업소별 구역을 정해 호객행위를 하게 한다. 손님을 놓고 여성들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고 손님들이 여성들을 '고르는' 과정에서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가하기도 하며 길가는 손님을 '가려서 잡는다'고 업주가 여성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성매매 집결지(집창촌)로 불리는 유리방과 여인숙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대부분 이런 일을 겪는다.

성매매유형별 성매매알선형태와 영업실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전업형 전통적 집결지는 '유리방' 집결지와 '여인숙' 집결지로 구분된다.

전통형 집결지는 성매매 영업 자체가 전체영업의 주요 업종이 되는 곳이다. '특정구역'이 가시화 되는 성매매 밀집지역인 것. 대구 '자갈마당'이 대표적이다. 이곳처럼 특정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전업형 대규모 성매매집겹지'는 주로 유리방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여인숙과 쪽방, 판자집 등 소규모 성매매업소는 전통형 집결지 중 여인숙 집결지로 구분된다.

이 집결지 모든 업소들은 협의회 조합원으로 등록돼 일사분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대구여성인권센터 관계자는 "유리방 집결지는 화려한데다 지역조직폭력배가 가담해 조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반면 여인숙 집결지는 외관상으로도 허름하고 낡은 여관과 여인숙에서 영업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물 간 조폭이 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유리방 집결지의 경우 영업시간대에 외부에서 보면 일하는 여성들만 유리방 안에 소복이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모든 성매매업소영업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업주 소속 간부들이 영업현장 가까이에서 영업현황을 지켜보며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경찰단속과 지자체의 시설지도 점검에도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등 불법영업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구조 속에서 업소는 여성들을 관리, 통제하며 유리방 안의 여성들을 성적으로 거래하는 것이 대표적인 유리방 집결지의 영업방식"이라고 밝혔다.

여인숙 집결지 역시 유리방 집결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유리방 집결지는 특수 업태로 분류돼 무허가 등록으로 불법영업을 하는 반면 여인숙 집결지는 숙박업소로 등록돼 있다. 이 여인숙 집결지에서도 버젓이 성매매가 벌어진다.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영업

영업형태는 3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숏 타임'으로 1회용 성매매이다. 두 번째는 '긴 밤'으로 숙박 손님은 초저녁에 들어오든 새벽 시간에 들어오든 들고 날 때 1회씩 총 2회의 성매매를 한다.

'올풀 긴 밤(풀타임)'도 있다. 이런 경우 손님이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손님과 함께 있으며 원하는 만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곳에서 20년 30년을 살아왔기에 떠날 수 없어…

대구 성매매상담 상담소 정박 은자 부소장은 "집결지에 대한 지속적인 현장방문상담으로 그들(여성)과 상담소간 신뢰관계가 형성되기까지는 약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며 "초기엔 상담소 사람들이 현장을 방문하면 업소여성들이 마치 경찰단속반을 본 듯 놀라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10여 년이 지나도 같은 자리에 여전히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여성도 있다"고 말했다.

집결지를 벗어나는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20대 업소여성들은 30대가 되고, 40대가 되도록 여전히 그 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많다.

또 집결지 업소는 주변상인들과 밀착돼 있어 업소여성들이 집결지를 벗어나지 않아도 되게 필요한 물품을 모두 조달한다. 집결지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단독상권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집결지 내부에 머무는 여성들이 벌어들인 돈을 빨아들이는 주변 상인들은 고객인 여성들을 통제하는 업주들 편에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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