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소년 가출·성매매 낳는 가정폭력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2015년 09월 21일 월요일
 

가출하거나 성매매에 유입된 청소년 중 상당수가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은 당사자들의 증언이나 각종 조사에서 드러나고 있음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함께 조사한 '2015 청소년 통계'에서도 청소년 가출의 가장 큰 이유가 가족 간 갈등이라고만 막연하게 나와 있을 뿐, 가출 청소년이 종사하는 직업이나 가정에서 사회로 이어지는 폭력의 악순환 고리에 청소년이 놓여 있는 점에 대해서는 놓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창원시아동여성인권연대와 (사)경남여성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청소년 성의식 실태조사'는 가출하거나 성매매 피해를 겪는 청소년과 가정폭력의 상관관계를 밝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조사에서 가출 청소년 중 절반 가까이 가정폭력을 겪었으며, 가정폭력 피해를 겪은 청소년이 정상 가정 출신보다 성매매 경험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청소년 가출이나 성매매를 본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음을 입증한다. 청소년 성매매의 경우 가출 청소년이 개인 차원에서 행하는 경우는 드물며, 10대들을 노리는 조직적인 범죄 집단에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발을 들여놓았다가 빠져나올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가출 후 성매매 피해자가 된 청소년 자신이 또래 청소년을 성매매로 유인하는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폭력을 피해서 집을 나간 후 갈 곳 없어진 청소년들이 성매매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가정이 울타리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주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가 대체 구실을 해야 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상담기관이나 쉼터 이용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 도움이 못 되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폭력이나 성매매 피해를 당한 청소년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에 복귀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성폭력과 가정폭력은 박근혜 정부가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4대 폭력 근절 과제에 속한다. 정부는 가정폭력과 성폭력이 만나는 곳에 우리 사회 최약자인 가출 청소년이 놓여 있음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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