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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은 70만원, 주말은 120만원이다. 몸이라도 아파 하루만 쉬더라도 '빚장부'에 자동으로 올라가는 금액이다. 그 곳에서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가구·가전제품·주방용품 등 온갖 집기 마련은 성매매 여성들의 'N분의 1'이다. 심지어 화장지 한 롤이 1만원이다. 비정상적인 계산법이 이 곳에서는 '정상'이다.

업주는 3000만원 정도 현찰을 주고 개인 월세를 얻도록 강요한다. 원치 않은 빚이 계속 쌓이고 보증금, 월세 등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의 빚에 이자도 붙는다. 손님(?)을 들이는 방에서 숙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영업이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술판과 도박판에서 쌓이는 빚은 마찬가지다.

어릴때 버림받고 상처받은 그녀들의 공허한 마음을 악용한 업주는 강아지를 키우게도 한다. 다이어트 약과 피임약을 하루도 빠짐없이 먹어야 하고, 약 부작용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면 다시 수면제나 술에 의존하게 된다.

이렇게 빚이 쌓여 더미가 되면 여성들은 갚을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경기도 A상담센터 이희애 소장은 "감당치 못한 빚에 눌려 도망치다 잡혀온 한 20대 여성은 치아 전체가 뽑혔다"고 말했다.

부산광역시 B상담센터에서 만난 프리지어(가명·47) 씨는 "돈을 벌었어도 일절 내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어머니의 재가로 버려진 그녀는 6살때부터 홀로 떠돌았다. 17살, 부산의 3대 집결지인 '범전동 300번지' 6호집으로 흘러들어 20년을 일했다. 그녀는 한글을 배운적이 없었다.

"옷 사주고 비키니 옷장도 방에 들여주고, 전축도 얄궂은 걸 사주더니 그걸 다 빚으로 얹어 놨어요. '네 빚이 얼만데?' 하며 포주가 장부를 펼쳐도 눈앞이 캄캄하니 설움이 컸어요."

글을 익혔다 해도 어린 그녀들은 먹잇감에 불과했다. 그 곳에서 일하는 여성들 대부분은 중·고등학교 중퇴자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2013년 성매매 실태' 결과에 따르면, 미성년자때 성매매에 유입된 비율이 무려 73%이다. 이렇게 10대에 성매매 업소로 들어와 대부분 중학교를 마치지 못했다. 최종학력은 중학교 중퇴가 20%로 가장 높게 나왔고, 초등학교 졸업 6.6%, 고교 중퇴 15%, 고등학교 졸업 6.6%, 대학재학 13%, 대학중퇴 6.6%로 조사됐다.

가족 해체·가난·가정내 학대·성폭력으로 10대에 성매매 업소로 유입된다. 성매매 유입사유의 86.6%가 부모 이혼 및 가족 해체, 가정내 학대는 13%이다. 청소년 가출이 성매매 동기 6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학업 중단으로 학력 수준이 높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달린 폭력과 심리적 무기력 등으로 인해 일반 취업이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또 10대부터 지극히 평범한 일반적인 생활 방식으로 살지 못하고, 오랜 기간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들은 타인들과 생활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업소를 나와도 거주와 생계를 해결하기 어렵고 업주의 협박과 채무 등에 쫓기는 경우가 많아 성매매 피해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이경기자 lee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