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딩 조건녀만” 성매매 채팅앱 신고에 정부 ‘해당없음’

‘성매매를 유인·알선·조장하는 어플리케이션 규제 법(제)개정 토론회’ 21일 국회서 개최

성매매 채팅앱 규제법 마련하려면 문제의식 확산부터

▲ 채팅앱에서 성관계 할 여성을 찾는 글. ‘조건녀’는 조건만남을 할 여성을 뜻한다. ©십대여성인권센터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 채팅앱을 규제하기 위해 형사법과 행정법 등 폭넓은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아동·청소년이 채팅앱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채팅 어플리케이션 규제 법개정 토론회가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십대여성인권센터·법무법인 원·사단법인 선·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의 공동주최로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발제자들은 채팅앱을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년 여간 논의를 이어왔고, 이 자리에서 진행 상황과 결과물을 공유했다.

관련 법안 연구를 이끌어 온 서순성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아 “채팅앱 관리자·운영자들 역시 문제점을 알고 있음에도 광고료, 운영수익 등 돈벌이에 눈이 멀어 사회적 ·법적 책임은 방기한 채 아이들을 성매매, 성폭력, 성착취의 현장으로 유입시키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형사사법기관, 방송통신위원회, 여성가족부 등 모두가 이에 대한 형사법적·행정법적 규제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채팅앱에서 벌어지는 성매매의 정황을 수집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하는 일을 해온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소장은 “성매매 유입이 증가하면서 신고를 많이 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에는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2015년도 39건을 신고했지만 사실상 각하 처리된 사례가 89%가 넘었고, 2016년도 9월까지 165건을 신고한 결과 83%가 각하됐다. 심지어 ‘조건녀 구해요’, ‘중고딩 조건녀만’이라고 올라온 글을 캡처해 신고처리했으나 ‘해당없음’이라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 채팅 어플리케이션 규제 법개정 토론회가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차민정 변호사는 형사법 규제 현황과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 알선영업행위 △제17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의무 △시행령 제3조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발견을 위한 조치 등을 검토하고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일본, 호주, 미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관련 법률을 참고 사례로 소개했다.

행정법적 제재 방안에 대해서 배수진 변호사는 운영자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며, 유해매체물로 지정되지 못할 경우 이용자 연령에 따른 등급 구분 제도 개선과 성매매 경고 문구 게시 대상을 확대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성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규제 마련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문제의식부터 확산돼야 함을 지적했다. 채팅앱 규제가 통제라는 반대 논리에 맞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각종 채팅앱들이 성매매에 이용되는 장치라는 사실을 널리 확산시키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채팅앱 제재는 규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 규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채팅앱 심의와 조치를 담당하는 한영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기획팀장은 심의·시정요구 건수가 2015년 148건, 16년 2098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중 상당수를 ‘해당없음’으로 판단하는 이유는 “증거불충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고된 이미지를 보고 확인해서 누굴 제재할지 표기가 없거나 확인할 길이 없다”며 주무관청으로서의어려움을 토로했다.

주최 측은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과 지금까지 준비한 법안을 정리해 내년도에 개정안이 발의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