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불법 촬영 교사 첫 재판… 판사는 방청석에 물었다

불법 촬영 교사 첫 재판 심리서 재판부, 이례적 발언 기회 부여
“의견 잘 반영해 판결하겠다”


  • 기사입력 : 2020-08-27 21:01:33

   

  • “오늘 첫 재판입니다. 방청석에 계신 분들 중에서 재판부에 하시고 싶은 말씀 다 해주십시오.”

    창원지법 형사3단독 조현욱 판사는 27일 오전 10시 도내 학교 여자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건조물 침입)로 구속 기소된 A(47)씨의 첫 재판을 심리하면서, 방청석을 향해 이례적으로 자유로운 발언기회를 줬다.

    자료사진./픽사베이/
    자료사진./픽사베이/

    이날 공판기일에는 A씨가 근무했던 고등학교의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경남 A교사 불법촬영 사건 대응 모임’과 여성의당 경남도당 등 여성계 10여명이 방청했다. 대응모임은 재판에 앞서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공간에서 ‘릴레이 엄벌 탄원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우리 모두는 더 이상 학교에서, 나아가 사회에서 또 다른 형태의 디지털성범죄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외치고 있다”며 “부디 저희를 비롯한 여러 학교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혼란을 헤아려, 피고인의 죄질과 비례하는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탄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도 엄벌 촉구와 함께 피해 범위를 정확히 확인해 피해자에 대한 법률·의료 지원 등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 등이 쏟아졌다.

    한 졸업생은 “A씨가 근무태도와 평가에 관한 자료를 제출한다고 하는데, 양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고, 또 다른 방청객은 “피해자로 특정되어야 법률적, 의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음 기일까지 기다리기엔 그 기간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A씨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학교에 출강했다고 밝힌 방청객은 “A씨 범죄의 피해자는 학생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다”며 “제대로 판결해 엄벌을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조 판사는 “탄원서를 다 읽어보았으며, 말씀하시고 싶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A씨가 범행을 자백했다 하더라도 죄질이 나쁜 점, 피해자가 많고 정도가 중한 점 등을 고려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조 판사는 또 “넉넉잡아 3개월 안에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는데, 그 기간에 어떤 형태로든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면 잘 반영해 판단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첫 재판에서는 A씨의 추가 혐의도 확인됐다. 재판 직전까지는 올해 교내 화장실 카메라 설치 혐의와 지난해 전임지인 학생교육원에서 불법 촬영한 혐의가 제기된 바 있다.

    검찰은 공소사실 요지를 통해 “A씨는 2017년 7월 체육관 화장실, 2019년 5월 수련원에서 불법 촬영한 것은 물론 올해 3월 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23차례 불법 촬영했으며, 4월 10일부터 6월 24일까지 카메라를 화장실에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변호인에게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변호인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검찰은 A씨의 자백 진술과 압수한 파일 등을 증거물로 제출했으며, 변호인도 이에 동의했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8일 열린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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