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때 유흥으로는 서울 강남보다 '상남'이라 불렸던 만큼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창원에도 뻗쳐 거리두기 3단계 수준을 넘어 4단계에 근접하는 상황 속에서도 상남동은 방역을 비웃듯 빈틈을 찾아 불법 성매매까지 알선해 주는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 CBS 노컷뉴스는 '창원 상남동 오늘도 성매매 야시장'이라는 주제로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 하는 상남동 방역 실태를 고발하고, 왜 방역의 사각지대로 내몰렸는지 원인을 분석, 해결점도 찾아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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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10시 10분. 경남 창원시 상남동. 이형탁 기자

 

경남 창원에서 방역수칙을 어기며 유흥시설을 운영하고 마사지업소에서 성매매 영업이 기승을 부리는 주 원인에는 지자체와 경찰의 부실한 단속 탓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와 경남경찰청이 단속을 느슨하게 하니 불법 영업이 활개를 치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래방·마사지업소 현장 방역수칙 위반 수두룩…창원시 '관리 소홀'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지난 2~3일 밤 10시 이후 이틀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노래방과 마사지업소 4곳을 둘러본 결과 방역수칙 위반은 물론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시는 유흥업소발 집단감염 등으로 오는 6일부터 최고단계인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된다. 현재는 3단계 상태로 밤 10시 이후 노래방 등 유흥시설은 영업이 금지된 상태다.

상남동 유흥시설은 집단감염 사례가 보고되진 않았지만 곳곳에 소규모 감염이 발생한 곳이다. 하지만 유흥시설 업주들은 이를 무시하고 불법으로 몰래 노래방 등을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업주들은 단속 등 위험비용으로 2~3만 원 웃돈까지 손님에게 받으며 영업을 하고 성매매도 가능했다.

창원시가 여러차례 노래방 등 유흥시설에 대해 방역점검을 나섰다는 발표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CBS노컷뉴스 보도로 지난 4일 밤 창원시와 경남경찰청이 뒤늦게 부랴부랴 상남동 유흥시설에 합동 단속을 벌였지만 이제까지 단속 실적을 보면 얼마나 관리가 부실했는지 알 수 있다.

창원시는 3단계가 시작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 오전까지 상남동 유흥시설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해 적발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이곳도 지난번에 경남경찰청이 발표한 외국인 13명 모임 건이다.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6건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지 시청이 검토 중이다. 상남동에 유흥시설이 약 400개에 달하고 밤 10시 이후에도 길거리에서 20명 남짓한 호객꾼들이 대놓고 유흥시설 영업을 안내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실적이다.

퇴폐 마사지업소. 이형탁 기자

'방역사각지대' 상남동 마사지업소는 단속 '0건'

 

이뿐만 아니다. 상남동에는 타이마사지나 건전마사지 등의 간판을 내 건 마사지업소가 수십 곳이 있지만 창원시의 이곳 방역수칙 점검 실적은 0건이다. 심지어 일부는 성매매도 이뤄진다.

마사지업소가 이런 허점을 노리고 방역수칙 위반과 함께 불법 성매매를 벌이지만 창원시의 단속 실적을 봤을 때 사실상 방관 수준이다. 실제 취재진이 확인한 업소에서는 성매매가 불법 자체인 만큼 출입부 명부 미작성은 물론 편의를 위한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수칙 위반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마사지업소는 편의점처럼 지자체에 신고나 허가가 필요없는 자율업종으로 분류돼 창원시의 관리 대상에 빠져있고 영업제한 대상에도 제외돼있는 방역사각지대다.

하지만 마사지업소는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하게 있기 때문에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은 공간인 만큼 방역 관리가 필수적이다. 마사지업소가 이같은 '방역사각지대'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창원시는 자체적으로 방역수칙을 점검해 데이터를 구축하는 대책 등을 강구할 수 있었으나 이런 시행, 노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유흥시설은 점검을 수시로 나가고 업소에 감염자가 나오면 자체 휴업을 시키는 등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상남동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마사지업소는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지자체가 나서 방역수칙 위반 점검 실적을 내기 어려운 방역 사각지대에 있다"고 밝혔다.

상남동 한 건물에 몰린 마사지업소. 이형탁 기자

경남경찰청 성매매 단속 미흡도 방역 '구멍'에 한몫

 

경찰의 성매매 단속 미흡이 방역 구멍의 하나로 지목된다. 경남경찰청이 제공한 상남동 관할 창원중부경찰서의 성매매 단속 건수는 올해 기준으로 7월까지 3건이다.

취재진이 하루에 성매매가 가능한 유흥시설 2곳을 불과 15분 만에 확인한 점을 감안하면 이 단속 건수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단속 구역인 창원중부경찰서와 상남동은 불과 1km로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인근 부산이나 전북 등 전국에서 유흥시설을 단속해 무더기로 검거하는 상황을 보면 경남경찰청의 단속 의지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유흥시설과 마사지업소 특성상 집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3밀' 환경이다. 실제로 창원(마산)유흥주점발과 김해 유흥주점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유흥시설에서 2차로 성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경찰이 성매매 단속을 잘 해야 집단 감염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경남경찰청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초부터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됨에 따라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유흥시설 불법행위를 점검하는 데 집중했다"며 "성매매가 의심되는 영업도 영향을 받아 신고나 제보가 감소했다. 경찰들의 안전을 위해 단속 자제를 요청한 점도 반영됐다"고 해명했다.


경남경찰청은 이처럼 코로나19에 따른 감염 노출 등의 이유로 경찰이 현장 단속이 어렵다고 하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상남동 단속은 별로 없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상남동 관할 창원중부경찰서의 성매매 단속 건수는 코로나 시기인 지난해 7건, 올해 3건이고, 코로나 이전인 2018년에는 11건, 2019년 10건에 불과했다.

경찰이 유흥시설은 물론 '방역사각지대'인 마사지업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2015년 수차례 단속이 된 뒤에도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40대를 구속했다. 근처 경찰서인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 2014년 태국 여성을 고용해 무허가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면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업주와 종업원 등을 입건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마사지업소에 대한 단속을 거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창원시 제공

허술한 방역 관리에 잇단 비판


일부 시민은 이런 상황을 볼 때 경찰이 유흥시설·마사지업소와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것 아니냐는 근거없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시의원과 전문가들은 이를두고 방역을 위해서라면 단속 강화는 물론 방역 대책을 재수립, 유흥시설은 아예 문을 닫아야 한다고 진단한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유흥업소 영업제한 시간은 의미가 없다. 현지인을 통해 들은 바로 중국은 아예 락다운시켜 버리는 강력한 방역조치를 한다"며 "유흥시설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시간 관계없이 전부 집합금지 시키고 강력한 단속도 해야한다. 창원시는 의사 등 전문가와 협의를 잘 하지 않는데 이제는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와 인터뷰에서 방역과 관련해 "유흥업소는 비수도권에 열려있다. 유흥업소가 거점이 돼 지역사회에 (집단감염을) 촉발한 적 여러 번 있어서 적어도 유흥업소는 문을 닫아야 한다"며 "학교도 문을 닫는데 왜 유흥업소를 안 닫아야 하냐"고 말했다.

박춘덕 창원시의원은 "창원시 방역 최고 수장인 창원시장이 방역보다는 다른 행정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방역 대책을 등한시하니 방역 사각지대의 시스템 운영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문순규 창원시의원은 "복지시설도 사각지대가 있듯이 방역에도 마사지업소 등의 사각지대가 있다"며 "지자체가 관리하는 부서가 아니라해도, 국세청 등과 협의해 데이터를 받아 유관기관과 전수조사를 한 뒤 촘촘한 방역을 통해 사각지대를 없애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경남CBS 이형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