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방지 토론회
"성매매 진입 막으려면 구매자만 처벌하도록"
  • 김해수 기자 (hskim@idomin.com)
  • 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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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 개정으로 수요 적극 차단, 여성 인권보호 관점" 강조

    성 구매자만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해 성매매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행법은 성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가 28일 오후 2시 실시간 유튜브로 '성매매 근절과 지역사회 대응방안 모색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에 앞서 김신정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소장과 김도우 경남대 교수가 각각 '경남도민 성매매 인식조사 결과'와 '산업형 성매매 실태'를 발표했다.

    토론에서는 이하영 여성인권센터 '보다' 소장과 김유순 경남여성회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소장, 변영철 법무법인 '민심' 변호사가 발언을 이어갔다.

    이하영 소장은 '여성 인권 보호'라는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한 노르딕 모델과 합법화 정책을 비교했다.

    노르딕 모델은 젠더 폭력 관점에서 성매매 여성을 불평등한 사회의 구조적 피해자로 본다. 특히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 탈성매매 서비스 제공과 함께 강력한 처벌로 수요 차단을 강조한다.

    반면 합법화 정책은 성매매를 노동으로, 성매매 여성을 노동자로, 성매매 산업을 합법적 산업으로 인정하는 정책이다. 성매매를 국가 규제 안으로 들어오게 해 종사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독일 사례를 보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장은 "독일이 성매매를 합법화할 때 강조했던 인권보호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매매 여성 중 1%만 등록하고 있으며, 국가가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음성적 시장도 함께 성장했고 성매매 산업이 정상적이라는 인식만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김유순 소장도 성매매 여성 불처벌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내담자들 사례를 바탕으로 성매매 여성들의 탈성매매 발목을 잡는 선급금 문제를 짚었다.

    선급금을 받은 성매매 여성들은 업주의 부당한 지시와 손님들의 비상식적 요구에도 응해야 하며, 일을 해도 선급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생활비를 위해 빚을 내야 하고, 그 빚을 갚고자 또 성매매를 해야 하는 악순환 구조를 설명했다.

    김 소장은 "그럼에도 성매매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피해를 없애려면 여성들에게 평생 낙인이 되는 처벌을 없애야 하며, 성 구매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성매매를 바라보는 너그러운 인식과 불법을 대하는 미온적 대처가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영철 변호사는 성매매 진입 자체를 막아 수요를 차단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성매매 관련 법은 두 가지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 처벌법)'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다. 변 변호사는 성매매 처벌법 21조 1항 '성매매한 사람은 징역 1년 이하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에 주목했다.

    그는 "성매매 진입을 차단하는 가장 직접적인 규정인데 성매매로 징역 1년을 받은 사람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성 구매자만 처벌하도록 명시화하면 구매자 처지에서 '나만 처벌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성매매 진입할 때 고려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 변호사는 이러한 법 개정 추진 과정에서 '둘 다 잘못했는데 왜 한쪽만 처벌하느냐'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며, '평면적 강행규정'으로 반박했다.

    그는 "평면적 강행규정의 대표적 예가 임대차보호법이다. 같은 맥락에서 성 구매자가 힘이 강하기 때문에 그들만 처벌해 약자를 보호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입법적으로도 충분히 개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형량을 높이는 방법, 재범자는 구속수사하도록 규칙 개정, 장소 제공 행위에 대한 처벌(보증금 몰수) 등을 소개하며 법적인 장치를 통해 성매매 진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